무비료 텃밭농사 교과서 - 흙, 풀, 물, 곤충의 본질을 이해하고 채소를 건강하게 기르는 친환경 밭 농사법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오카모토 요리타카 지음, 황세정 옮김 / 보누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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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몇 가지 소망했던 것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텃밭 가꾸기!

10 여년 전 섬으로 내려와 살면서 마당의 텃밭은 내 소일거리가 되었고 먹거리 창고가

되었다. 하지만 조그만 텃밭이라고 우습게 봤다가 쓴맛을 보기 일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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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농약도 안치고 유기농으로 길러먹겠다는 각오는 온갖 병해충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첫해 고추농사는 농약을 치지 않아도 그럭저럭 되어서 마른고추를 몇 근이나 얻을 정도였다.

하지만 다음해 부터 시작된 탄저병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작년에는 모종값도 건지지

못할 만큼 엉망이 되어 버렸다. 정말 농약을 치지 않고 먹을거리를 얻는다는게 이렇게 어려울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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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책은 농약을 안치는 것뿐만 아니라 비료를 주지 않겠다니...제목만 보고는 깜짝 놀랐다.

해마다 채소를 길러먹는 흙에 영양이 없으면 식물은 자라지 않는다.

그러니 당연히 퇴비나 비료를 줄 수밖에 없는데 어떻게 비료없이 농사를 짓는다는 것인지.

저자가 말하는 무비료라 함은 인공적인 화학비료나 유기비료를 뜻한다.

수제 식물성비료나 자연에서 얻은 쌀겨, 부엽토, 왕겨숯같은 것들을 이용하는 농사를 지향한다는

것인데 사실 이렇게 만든 비료가 좋다는 것을 알지만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일단 이런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흙의 성질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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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텃밭에 가면 온갖 벌레들이 잔치를 벌인다. 노린재도 엄청 많고 냄새는 또 어찌나 심한지

요녀석을 박멸하려고 마음먹었었다. 하지만 이 녀석이 있으면 개미나 진딧물이 없어진다니

놀라운 사실이다. 너무 많아 골치가 아프면 물을 뿌려주기만 해도 없어진단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이 있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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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텃밭의 배치부터 살펴봐야하는데 동서남북의 방향과 계절에 맞춘 식물의 배열이 중요하다.

이랑의 높이도 심을 식물의 특성을 고려해서 만들어야 한단다. 말하자만 텃밭의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는 것. 해마다 같은 식물을 심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일부러 위치를 바꿔주거나 종류를 다르게 해서 연작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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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해 텃밭을 하면서 심은 식물 외에 것은 다 잡초인줄 알고 뽑은 적이 있었다.

알고보니 먹을 수 있는 나물도 있었는데 쑥이나 달래정도만 알던 내가 좋은 먹거리를 잡초로

알고 뽑은 것이다. 지금도 심은 식물외에 풀들은 거의 뽑는 편인데 이 잡초가 땅의 상황을

알수 있는 지표가 된다니 정말 유용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땅의 산성화 정도에 따라 잡초의 종류가 달라진다고 하니 우리 밭의 잡초를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저자는 무비료농사의 가장 최선은 '순환'이라고 말한다.

자연과 인간, 그리고 식물의 선순환. 인공적인 것들이 많이 없어져야 비로소 순환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안전한 식물을 얻을 수 있다.

가장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지었던 저자의 경험으로 내 텃밭의 설계도를 다시 짜야겠다.

벌레도 잡초도 다시 보이게끔 했던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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