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아, 그 선을 넘지 마오 - 본격 며느리 빡침 에세이
박식빵 지음, 채린 그림 / 북로그컴퍼니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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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우리나라에는 시집살이에 대한 속담이나 격언이 많은 것 같다.

'고추 당초 맵다해도 시집살이 더 맵다'

'귀머거리 삼년, 벙어리 삼년'

'때리는 시어머니 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등등.

얼마나 며느리가 미운지 발 뒤꿈치까지 밉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아들 하나 낳아 놓으면 천하를 얻은 것처럼 행복했던 어머니들이 며느리가 들어오면

뺏긴 것처럼 애통해서 더 며느리를 미워했던 것일까. 그런 며느리가 자라 시어머니가 되면

더하더라는 말도 있다. 그러나 그 말들이 예전 말이었다. 였으면 좋겠건만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라니 정말 한숨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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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생 동갑내기 부부의 알콩달콩 사랑이야기였으면 좋았으련만 사실 그런 초코렛같은

사랑이야기는 별로 없다. 연애 쑥맥인 대학동창끼리 그냥 서로 편해서 부부가 되었단다.

연애랄 것도 없는 시간이 지나고 직장이 있는 영국으로 떠나야 하는 남친의 일정 때문에

급하게 혼인신고만 하고 부부가 되었던 저자는 시집 식구와도 낯설기만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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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영국에 살 때에는 떨어져 살았으니 그깟 명품 가방 하나 보내지 않았다는 타박정도는

다음에 올 막장드라마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한국에 돌아와 시집 곁에서 시집살이를 해야했던 며느리의 하소연에

불끈 화가 솟는다. 곁에 있으니 '반찬 갖다 먹어라', '밥 먹으러 와라','아이 보고 싶다 건너와라'

등등 얼마나 불려다녔을 것인가. 물론 무녀독남이니 아들이며 손녀가 보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그리고 요즘 여자들 결혼 전 살림 해보고 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런 며느리에게 명절상을 홀로 차리라고? 그전에 그냥 간단히 과일이나 고기정도만 사서

지내다가 무슨일이래. 뭐 콩쥐팥쥐도 아니고. 결국 난리가 나고 며느리 눈물 바람에 후에야

길들이려고 했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런 뭐 이런 시엄니는 조선시대에만 있는게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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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정말 왜 우리나라는 명절에 차례에 제사에 조상 모시는 상차림이 있는거야.

서양 귀신들은 밥 안 차려줘도 자손들 잘만 살더만. 그냥 좋은 날이니까 음식 해서 가족들끼리

나눠먹는 정도가 아니라 이건 며느리 중노동시키는 옳지 않은 예법이라니까.

내가 처음 시집와서 명절 때 음식하고 힘든 건 둘째치고 차례 후 그 상을 남자들끼리만 앉아서

먹는 걸 보고 얼마나 분하던지. 다음 해 던가 그 상에 그냥 앉아서 나도 같이 먹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철부지 며느리라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난 남자가 물린 상에 앉아서 부엌데기처럼

먹을 생각이 없었다. 거의 35년 전이지만 막 돼먹은 며느리, 혹은 동서쯤으로 혀를 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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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당신도 잘 안 담그던 김장을 며느리도 모자라서 사돈에게 담가오라고 보내다니.

정말 너무한다. 너무해. 일하는 사돈이 안스러워 먼저 해보내신다면 모를까. 일부러 대전에서

부산까지 배추를 절여 보낼 생각을 하다니. 이런 배려없는 시부모를 만난 것도 운명인걸까.

오죽하면 아들이 나 이혼시킬려고 그려냐고 엄마에게 화를 냈다지 않은가.

정말 시집살이가 이 정도면 이혼도 생각할 것 같다.

 

나도 친정에서는 귀한 딸이었다. 당신 딸, 아들은 귀하고 나는 며느리라는 이유로 명절에

친정가는 것도 눈치를 봐야하나. 내가 이러려고 대학 나왔나.

남의 집 며느리는 다 잘났고 살림이나 하는 며느리는 모자라고 부끄러운 존재인가 말이다.

정말 존중따위는 바라지도 않을테니 제발 막말이나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야'라던가 '너거 엄마'같은 몰상식은 정말 참기 힘들다.

 

정말 주변사람들 말처럼 이 책을 시집식구들이 보고 난리가 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아마 인연을 끊자고 달려들지도 모르겠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이 출간을 응원했다니 조금

안심이 되긴 하지만 말이다. 이런 가정일 수록 남편의 역할이 중요하다.

아 IT시대가 되고 AI가 세상을 휘젓는 시대가 와도 '시월드'는 변하지 못하는걸까.

참으면 홧병생기니 참지말고 할말 다하고 사시길.

나도 저런 '시엄니'되지 않으려면 단디 마음먹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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