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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에게 팝니다 - 90년생의 마음을 흔드는 마케팅 코드 13
김동욱 지음 / 청림출판 / 2020년 3월
평점 :
'요즘 애들'하면 몇살 정도를 말하는 것일까. 대개 90년대 출생한 아이들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딱 내 아들뻘이 되는 애들이다. 언젠가 대통령이 '90년대 생이 온다'라는 책을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뭔가 구태의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려는 시도로 변신을 해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을 것이다.
물론 나도 오래전 '요즘 애들'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오래된 벽화안에서도 '요즘 애들'은
못쓰겠다는 낙서가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시대이건 기존세대가 혀를 끌끌 찰 '요즘 애들'은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의 저자는 1975년 생이니 우리나이로 46세이다. 오래전 지구인의
평균수명이 마흔이 안될 때라면 완전 아재세대를 넘어서 북망산에 오를 나이였겠지만
내 기준으로 보면 한창 청년이라고 해도 될 나이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구세대쯤에 속한
모양이다. 에구 세월을 어찌 이기랴.
저자의 말처럼 조금 앞선 내세대도 대입이나 취업이 지금만큼 어렵진 않았다. 가난하기는
무지 가난했고 배고팠지만 그럭저럭 사회 어딘가에 속해서 그런저런 삶을 살 수도 있었던
세대였다. 하지만 '요즘 애들'은 풍요로운 시간을 거쳐 어른이 되었는데 또 다른 결핍으로
빈곤한 삶을 살고 있다. 미래를 예측하기 힘든 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다가갈 새로운
마케팅은 과연 어떤 것일까.
우리 윗세대들은 걸핏하면 '요즘 것들은'하면서 핀잔을 주거나 가르치려고 했다. 역시 우리도
그런 윗세대들의 말에 조금은 반항을 해보기도 했지만 대체로 따르고 받아들였던 것 같다.
지금 아이들에게 그렇게 다가가면 담박에 내침을 당하고 말 것이다. 오죽하면 요즘 애들
가르치는 학교 선생들도 고달프다고 난리다. 우리 시대 선생들은 참 행복했던 편이다.
'요즘 애들'의 마음을 읽고 트렌드를 쫓아야 따라잡을 수 있단다.
아니 뒤쳐지지 않는단다. 참 어렵다. 젊어서는 아랫사람 노릇하기 힘들더니 요즘은 윗사람
노릇하기가 힘들다. 이래저래 낀 세대에서 고생만 하다가 어느새 자리를 내어주고 뒷방으로
물러선 느낌이다.
최근에 방영되는 CF들을 보면 도통 따라가기가 힘들다. 맛있으니까 먹으라던가 좋으니까 한번
사봐라 하는 단편적인 메시지가 아니고 뭘 말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런데 애들들은 그걸 기가 막히게 안다. 랩이라는 음악은 도통 뭘 말하는지도 모르겠고 나오는
가수들도 그애가 그애같아서 모르겠다. 그런데 세상은 또 그런 애들로 열광한다.
그러니 어쩌랴 조금쯤은 들여다봐야지.
그저 비싼 명품이라고 ̫는 것도 아니고 가성비 좋아서 ̫는 것도 아닌 요즘 애들의 트렌드를
어떻게 따라가야 할지 아재마케터가 고민이 많은 것 같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의 시대도 아니고 파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한다. 그러니 물건을 파는 회사도 홍보를 맡은 마케터도 골치가 아프겠다.
그래도 어쩌랴. 이제 '요즘 애들'의 세상이 왔으니 변할 수밖에.
그래도 젊은 시절 한 가락했던 마케터의 조언이니 노땅의 말이라고 무시해 치우지 말자.
온고이지신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모르는 분들은 검색해서 찾아보시길.
꼭 뭘 팔겠다고 마음 먹은 사람들만 볼 책이 아니다. 요즘 트렌드를 좀 알고 싶다면 읽어보자.
도대체 요즘 애들 무슨 생각으로 어떤 미래를 그리며 사는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