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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다 부른 명량의 노래
정찬주 지음 / 반딧불이(한결미디어) / 2020년 2월
평점 :
조선을 피로 물들였던 임진왜란의 전장터에는 이순신만이 아니라 또 다른 명장이 있었다.
이 책을 읽기전에는 전혀 알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전남 강진출생으로 명궁으로 선조의 눈에 들어 무장의 길로 들어선 인물이다.
영웅은 위기에 빛난다고 하던가. 당시 그가 살았던 조선은 위기 일발의 시기였다.
평가가 엇갈리는 임금 선조는 자신의 곁을 지켜줄 장수를 원했고 결국 김억추는 선조를
곁에서 지키게 된다. 후에 그는 함경도 변방에서 당시 노적질을 일삼는 오랑캐를 타도하고
그 무렵 이순신과 인연을 맺는다.
형편없었던 변방의 군사를 훈련시키고 기가막힌 병법으로 적을 물리쳤던 김억추는 무신으로서만
아니라 문신으로서의 능력도 상당한 것 같다. 이이의 천거로 궁에 들어오겐 된 인연으로 평생
이이를 은인으로 모셨고 고귀한 문신들을 존경했다.
임금은 무능했으나 인덕이 있었던 선조는 바람앞에 등불같았던 나라를 구할 수 있었다.
김억추는 욕심이 없었다. 주변사람들의 권력에도 휘둘리지 않고 전장터에서 빛을 발한 김억추는
고향에 있는 부모를 모시지 못함을 평생의 한으로 여길만큼 사랑이 넘쳤던 사람이다.
동생들을 훈련시켜 후일 왜적과 맞설 때 그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김억추는 전장터마다 공을 세워 승진을 해나간다. 결국 전라좌수사가 되어 이순신과 다시 해후하게 되고 이순신을 도와 판옥선을 짓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순신의 기록에서 김억추는 조금 다르게 평가되는 듯 하다.
장수끼리의 알력같기도 하고 파를 나누는 버릇이 있던 조선시대에서 천거한 사람들의 영향으로
존경은 했지만 거리감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드디어 우리배 13척으로 왜군을 격파시켰던 명량대전에서 승리의 승기를 잡은 것은 김억추였다.
그가 왜장인 구루시마를 향해 쏜 화살 한 발이 명중함으로써 왜군은 전의를 상실한다.
우리는 이 명량대전의 승리에 이순신만 주목했었다. 하지만 그 승리 뒤에 김억추가 있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결국 이순신은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고 김억추는 전라병사를 끝으로 벼슬길에 나서지 않는다.
당시로서는 장수라고 할 71세에 생을 마감했다.
그의 일생은 전장터와 함께 였다. 자칫 어둠에 묻힐 뻔 했던 한 장수의 일대기를 살려낸
작가의 역량과 소명에 감사한 마음이다. 아마 김억추는 몇 백년이 흐른 후 자신을 살려낸
작가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 것이다.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나라를 지킨 수많은 장수들에게
찬사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