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갑작스레 애덤과 함께 사랑을 나누게 되다니. 이런 상황은 상상하지 못했다.
다시 예전처럼 돌아가자는 애덤. 하지만 제스는 그 날은 그저 실수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애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고 충동일 뿐이라고.
그리고 오래전 윌리엄을 낳던 날 뒤늦게 우스운 몰골로 나타날 수밖에 없었던 비밀이 밝혀진다.
과연 제스는 엄마처럼 발병하게 될까.
남겨진 윌리엄을 철부지 아빠 애덤이 잘 키울 수 있을까.
이미 부서진 항아리를 다시 고쳐쓸 수는 없다. 그렇다면 깨진 사랑은 다시 타오를 수 있을까.
죽어가는 엄마를 지켜봐야하는 딸의 고통과 남겨질 아이에 대한 걱정이 그대로 전해진다.
유일한 핏줄인 애덤은 바람둥이 역할을 그만두고 성실한 아빠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이런 걱정은 비밀이 밝혀지면서 극적인 반전을 맞는다.
세상에는 여전히 인간의 힘으로 극복하지 못할 병들이 넘쳐난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야하는 아픔과 떠나야 하는 아픔이 교차하면서 오래전 사랑의 감정들이
다시 피어오르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죽어가는 사람을 지켜봐야 하는 사랑을 선택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지 궁금해진다. 나 역시 그런 사랑을 선택할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주제다.
그럼에도 프랑스 고성에서 펼쳐지는 멋진 풍경들이 아련하게 그려지면서 스쳐간 사랑들이
떠올랐던 소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