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호실의 기적
쥘리앵 상드렐 지음, 유민정 옮김 / 달의시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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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기적같은 일들이 실제 일어나기도 한다. 오랫동안 식물인간으로 살다가 갑자기 눈을

뜬 환자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다. 의식은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그동안 곁에서 말을 걸어온

것들을 다 들었다고도 한다. 그러니 식물인간이라고 쉽게 산소기를 뗄 수는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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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델마는 코스메틱 회사의 중역으로 성공한 삶을 사는 것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무지한

CEO와 상사로부터 심한 모욕을 당하면서 견디고 있는 중이다.

이제 열 두살이 된 아들 루이를 키우기 위해서 할 수 없이 견딜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루이는 델마와 함께 외출을 했다가 트럭에 치여 무의식의 상태로 병원에 입원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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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평범한 하루였을지도 모를 그 날 델마는 회사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느라 잠시 루이를 놓쳤었다.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다면 그래서 루이가 속도를 높여 보드를 타는 것을 말렸더라면 운명은 바뀌었을까.

끝없는 후회로 델마는 고통에 시달렸고 결국 파탄에 이르기 직전 엄마가 등장하는 바람에 멈출 수 있었다. 그리고 루이의 방에서 발견된 '기적노트'로 인해 모든 것이 변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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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루이는 의식이 없이 누워있었지만 서서히 깨어나는 중이었다. 의사는 한달 후에도 변화가

없다면 심각하게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했지만 루이는 자신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하지만 얼굴은 포카페이스처럼 무표정했고 몸은 움직일 수 없었다.

델마는 기적노트에 써있던 루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내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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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된 미션들! 도쿄에 가서 루이가 좋아하든 캐릭터카드를 수집하는가 하면 눈을 감고

횡단보도를 건너기도 하고 가라오케에 가서 신나게 노래도 부른다. 다만 루이와 함께 하기로 했던 것들을 델마의 엄마인 오데뜨와 함께 하는 것이 달라졌을 뿐이다.

그리고 모든 미션을 촬영해서 루이에게 들려주기로 했다. 델마는 루이가 다시 일어나서 잘했다고

자신을 칭찬해줄 것이라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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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미션도 있었다. 에르네스트 선생님 가슴 만지기라니. 하지만 해냈다. 연기가 필요하긴 했지만.

택시에 타서 경찰 흉내를 내며 '저 차를 쫓아가요'라고 외친 것은 정말 대단한 용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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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델마는 그동안 살아온 시간들을 되돌아본다. 왜 사랑하는 사람들과 더 잘 지내지 못했는지.

그리고 루이의 미션에 숨은 기적들이 하나 둘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빠가 누군지 모르는 루이를 위해 옛남자를 찾아가기도 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나기도 한다.

이 모든 미션이 끝나면 루이는 되살아날까? 아니면 영원한 길을 떠날까?

405호실에 입원했던 루이를 위해 델마는 루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내고 그 모든 과정을

병실의 이웃들과 간호사들과 공유한다. 결국 루이는 누워서 기적을 일으키고 말았다.

참 감동스러운 소설이다. 루이가 간절하게 알고 싶었던 아빠의 존재까지 숨기면서 홀로

아이를 키웠던 델마. 사회의 성공이 잘 사는 것이라고 믿었지만 루이의 사고로 새로운 인생을

발견한다. 우리는 지금 소중한 것들을 잘 지키지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델마의 미션여정은 나를 행복하게 했다. 나도 저런 미션을 해보면 어떨까.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에게 아끼지 말고 사랑을 표현하고 살아야겠다. 있을 때 잘해야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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