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포의 인생여정을 보면 참 기구하다 싶다. 동탁의 휘하에서 여기저기 권력을 따라 움직이다가
조조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 여포의 명마로 유명한 적토마는 이후 조조가 기르다가 관우에게
넘겨졌다는데 주인 잃은 적토마의 운명은 그 뒤 알려진 것이 없다고 한다.
삼국지에 후반으로 갈 수록 유비와 조조의 대결로 치닫는데 사실 유비에 대한 평가는 좀 분분한
것 같다. 많은 사람이 따랐다는 얘기를 보면 품이 넉넉한 대인같지만 사실 소심하고 쫌스러운
구석이 많아서 의외였다. 유비의 사람됨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명장으로선 자질이 부족했던 것
같은데 그의 팔자에 운이 대단히 좋았던 것이 아닌가한다.
흔히 줄을 잘 서야 한다는 말이 있다. 중국을 휘젓고 다니는 수많은 인물들 중 어디에 줄을
서는지에 따라 운명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피비린내 나는 당시 중국대륙의 역사에 여자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다는 것은 좀 아쉽다.
역시 전쟁은 남자들의 역사인 모양이다.
엄청난 역사의 시간들과 인물들이 등장하는 삼국지를 이렇게 잘 정리하고 의견을 전해주는
책은 일단 읽기가 편하고 등장인물이나 사건을 머리속에 그리는 일이 쉽다.
어렵다는 삼국지를 반이나 읽고 보니-그것도 단시간에-머리가 든든해지는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