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20.3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갑작스런 한파가 몰려왔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상을 공포에 몰아넣더니 계절도

놀랐는지 생각지도 않는 찬바람에 마음까지 얼어붙는 것 같습니다.

추위를 뚫고 바다를 건너 샘터는 봄보다 먼저 내 마음에 닿았습니다.

 

 

 

사실 며칠 전 뒤산에 오르니 수선화도 곱게 피었고 달래며 쑥이 어느새 올라와있어

거침없이 봄이 오구나 싶었는데 방심은 금물이구나 싶네요.

3월초에 가족들과 베트남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물리지도 못하고 가야할지 말아야

할지 지금까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매일 언제 산책을 시켜줄거냐고 나만 바라보는 우리집 반려견 토리 덕에 많이 춥지만 않으면

운동삼아 길을 나서곤 했는데 한 며칠 꼼짝 못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해야하는데 하면서도

게을러서 그런가요 참 쉽지 않네요. 이번 달 특집은 바로 '운동'인데 저처럼 살이 찌고 성인병이

오면서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많았네요. 이번 폐렴사태를 보면서 그동안 운동 좀 해둘걸 하는

후회가 밀려옵니다. 면역력을 높이려면 운동만한게 없으니까요.

 

 

 

나이가 들어가니 오래전 기억들이 참 그립습니다. 아마 지금 젊은 세대들은 '중동붐'을 잘 모를텐데요.

가난하던 대한민국이 지금의 번영을 이루는데 뜨거운 사막의 땅에서 땀을 흘렸던 우리들의 아버지들이 있었음이 다시 떠오릅니다. 남편을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보내고 그리운 마음을 매일 편지로 달랬던 주부의 글이 실렸습니다. 집 한칸 마련하려고 길을 나섰던 남편은 돈을 벌어 집을 마련했을까요?

중동은 아니지만 월남에 돈벌러 나갔던 아버지도 그립습니다.

 

 

 

작년 11월 딸아이와 전주여행을 하면서 전주한옥마을을 찾았는데 곳곳에 있는 한옥마을을 보면

사실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괜히 거리를 걷는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 몸과 마음 어디엔가 애틋한 과거의 기억들이 숨어있는지 오래된 것들의 편안함이 참 좋았습니다.

이제 저런 한옥을 짓는 분들도 점점 사라진다는데 언제까지 저런 모습을 볼 수 있을지 조금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며칠 후 서울에 가면 남산한옥마을이나 북촌, 혹은 은평한옥마을에 가보고 싶네요.

 

 

 

어려서는 왜 미장원에서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이발소를 갔는지 모르겠지만 이발의자위에

판자를 얹고 머리카락을 잘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앞머리를 일자로 자르고 지금 보면 참 촌스러운

스타일이었는데요. 아버지가 이발소를 다녀오시면 좋은 냄새가 났던 것 같습니다.

말끔한 얼굴도 빛나보였는데 이제 저런 이발소는 전국에 얼마 안남았다고 하네요.

남자들도 미장원을 다니는 시대가 되었으니까요.

이번호에는 봄의 찬란함보다는 추억의 시간들이 더 많이 깃든 것 같습니다.

시절이 어려울수록 추억의 마케팅들이 등장한다고 하죠. 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우주여행객을 모집하는 시대가 왔다고 하지만 난 여전히 샘터같이 그저 오래되고

편안한 자리가 좋으니 나이가 들긴 들었나봅니다.

다음호를 받아볼 때쯤이면 세상이 좀 잔잔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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