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입학무렵이었다. 그동안 동화집에 머물렀던
내 읽기는 중학교 도서관을 만나면서 일취월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난 책들은 '제인 에어',
'죄와 벌', '오 헨리 단편선'이나 최인호, 조세희같은 한국작가들의 작품들이었다.
당시 나의 가난과 고독과 방황을 잠재워준 고마운 존재.
한국의 가난했던 역사와 내 삶이 비슷하게 이어져왔고 지금의 풍요를 누리는 시간이 오기까지
나의 손을 잡아준 것은 '책'이라고 단언한다. 그러기에 난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나의 역사들과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에 대한 그리움이 피어올랐다.
아마도 나는 저자가 건네준 목록의 책들을 분명 읽어볼 것이다.
내가 저자의 추천목록의 책들을 기어이 읽어보려하는 것은 이 세상에 수많은 책 중에 고작
백 권의 책을 추려낼 수 밖에 없었던 고충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렇게 골라낸 책중에도 이러저러한 아쉬움이 있다고 솔직히 고백하는데에서 더
큰 신뢰가 느껴졌다. 그리고 아쉽게도,
그 유명한 생떽쥐 베리의 '어린 왕자'가 없었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내가 애정하는 이 책이
끼어들지 못할 정도였으니 저자가 추천한 이 백 권의 책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다음 또 백 권의 책들이 기다려진다. 분명 또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덕분에 난 편히 앉아 또 다시 백 권의 책을 즐길 꼼수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