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백 권읽기 1 한 권으로 백 권읽기 3부작 시리즈 1
다니엘 최 지음 / 행복우물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틀만에 책 백 권을 읽었다. 아니 사실 더 빨리 읽을 수 있었지만 야금야금 아껴 읽느라

이틀이 걸렸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내 서재안에는 책이 천 권 이상 진열되어 있다.

제법 책 좀 읽는다는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난 아직 멀었구나'였다.

 

 

 

책 좀 읽었다는 사람들에게 이 책에 언급된 백 권의 책중에 과연 몇 권을 읽었을지

물어보고 싶어졌다. 그냥 내가 책을 어느 정도 깊이로 읽고 있었나 알고 싶은 심정으로

말이다. 초반부터 50권을 넘어갈 때까지도 겨우 두어 권에 불과해서 초조해졌다면

우스운 이야기일까.

 

20200130_160139.jpg

 

저자가 추려된 책 100권은 철학, 종교, 신화, 역사, 영화도서, 문학, 노벨문학상등으로 세밀하게

나뉘어져있다. 내가 주로 읽는 책은 문학쪽이라 앞쪽에 철학이니 종교쪽은 아무래도 읽을 기회가

없었다. 뒷편으로 갈수록 조금 의기양양해졌는데 그래도 겨우 20여 권 정도 건졌을 뿐이다.

 

20200130_155012.jpg

 

이렇게 내가 읽은 책을 대입해가며 몰두하면서 내가 읽지 못했던 책에 대한 호기심과

읽은 책을 떠올리며 잠시 추억에 잠기는 행복한 시간이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없다.

사실 한 번 책을 읽고나면 여간해서 다시 그 책을 집어들기가 쉽지 않다.

이미 읽었던 터라 내용을 다 알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읽을 책들이 무궁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저자는 읽고 또 읽고 그리고 나서야 뜻이 이해되었다는 고백을 한다.

난 대체로 너무 어려운 책은 한 번 읽고 나면 다시 읽지 않는편이라 조금 부끄러웠다.

프란츠 카프카의 말처럼 책은 머리통을 내리치는 주먹처럼 우리를 흔들어 깨우는 존재이다.

 

20200130_191322.jpg

 

최근 '책을 읽어드립니다'에서도 저자가 꼽은 책들이 등장했다. '멋진 신세계'와 '데미안', '호밀밭의 파수꾼'등인데 패널들의 진지한 대화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이 책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많은 책을 소개하려니 좀 더 디테일한 설명이 부족한 것이 아쉽기도 하다.

그 것은 아마도 슬쩍 호기심을 자극하면서 '궁금하면 읽어보시게' 하는 것도 같다.

 

20200130_183552.jpg

 

내가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은 중학교 입학무렵이었다. 그동안 동화집에 머물렀던

내 읽기는 중학교 도서관을 만나면서 일취월장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만난 책들은 '제인 에어',

'죄와 벌', '오 헨리 단편선'이나 최인호, 조세희같은 한국작가들의 작품들이었다.

당시 나의 가난과 고독과 방황을 잠재워준 고마운 존재.

한국의 가난했던 역사와 내 삶이 비슷하게 이어져왔고 지금의 풍요를 누리는 시간이 오기까지

나의 손을 잡아준 것은 '책'이라고 단언한다. 그러기에 난 이 책을 통해 그동안의 나의 역사들과

만나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읽어보지 못한 책들에 대한 그리움이 피어올랐다.

아마도 나는 저자가 건네준 목록의 책들을 분명 읽어볼 것이다.

내가 저자의 추천목록의 책들을 기어이 읽어보려하는 것은 이 세상에 수많은 책 중에 고작

백 권의 책을 추려낼 수 밖에 없었던 고충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물며 그렇게 골라낸 책중에도 이러저러한 아쉬움이 있다고 솔직히 고백하는데에서 더

큰 신뢰가 느껴졌다. 그리고 아쉽게도,

그 유명한 생떽쥐 베리의 '어린 왕자'가 없었다는 것은 심히 유감이다. 내가 애정하는 이 책이

끼어들지 못할 정도였으니 저자가 추천한 이 백 권의 책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다음 또 백 권의 책들이 기다려진다. 분명 또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선택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덕분에 난 편히 앉아 또 다시 백 권의 책을 즐길 꼼수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