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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분식집
슬리버 지음 / 몽스북 / 2020년 1월
평점 :
부산 동아대 근처에 있는 허름한 분식집. 고아였던 강성호는 어린시절부터 힘든일을 전전하다
모은 돈을 사기당하고 남은 돈을 모아 이 분식집을 차렸다.
하지만 특별할 것도 없는 메뉴에 위치도 좋지 않아 망하기 일보 직전이다.
2층으로 된 분식집의 건물주인 할머니 역시 홀로 사는 노인이라 가끔 성호가 돌봐드린다.
그러던 어느 날 분식집 한켠에 마련된 단칸방 안에 물결치는 푸른 문이 생긴 것이다.
이제 이 소설의 이야기가 펼쳐질 판타지아로 향하는 문이었다.
처음에는 꿈인가 싶었다. 물결처럼 푸른 입구에 들어서니 울창한 숲이 그를 반긴다.
그리고 이름모를 과일과 채소들이 그득하다. 성호는 그 과일들을 가져와 스무디를 만든다.
각 과일마다 살이 찌지 않는다거나 몸이 시원해진다거나 더워지는 등 효능이 있다.
이 스무디를 먹은 손님들은 몸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고 점차 분식집은 소문이 나기 시작한다.
판타지아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은 다르게 흘러간다. 현실의 시간의 10배를 쓸 수 있는 판타지아안에는 썩지 않고 크고 있는 채소들과 과일들이 그득하다. 성호는 바다에서 건진 생선과 사냥을 한 동물들로 새로운 메뉴들을 개발하고 각기 가지고 있는 효능 덕에 대박이 나기 시작한다.
판타지아 세계를 드나들면서 지도를 만들어 나가기 시작한 성호는 오두막을 짓고 산고양이 딩고를 만나 현실세계를 오가며 점차 사업에 활기를 띈다. 그런데 판타지아 세상에 뭔가 자신과 비슷한 생명이 존재함을 어렴풋이 감지하기 시작한다. 바다 한 가운데 떠있는 폐선에서는 백골이 발견되기도 한다. 정말 이 세계에도 인간같은 생명이 존재할까.
건물주였던 할머니의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한다. 할머니가 남긴 유언장에서는 모든 재산을 성호에게 주겠다고 적혀있다. 이제 성호는 기적의 분식집이 들어있는 건물의 주인이 되었다.
판타지아 세상에서 체득한 경험치로 동물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갖게 된 성호는 유명 TV프로그램인 동물농원에 출현하여 사나운 동물들도 성호에게 꼬리는 장면을 연출하여 예능인으로서도 주목을 받는다. 이 모든 변화는 바로 판타지아 세상의 문을 발견하면서부터였다.
정말 이런 세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먹을 것이 지천이고 썩지도 않을 뿐더러 약을 칠 필요도 없다.
어떤 식자재는 발모제 효능도 있다. 살이 찌지도 않는다. 그야말로 현실세계의 사람들이 열광할만 하지 않은가. 그럼에도 성호는 좋은 식자재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시중가보다 저렴하게 사람들에게 제공한다.
어려움을 겪고 살아온 사람답게 무리한 욕심은 부리지 않는다.
주변에 있는 어려운 아이들도 돌보는 마음이 따뜻한 남자다.
그러던 어느 날 판타지아 세상에서 자신과 비슷한 생명체와 맞닥뜨린다. 과연 그들은 적일까 동지일까.
실제 어딘가 이곳과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는 문이 있다고 믿는다.
그 문을 통해 시간여행자가 시공간을 오갈지도 모른다. 그런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지 않는가.
아마도 이 웹소설에 열광했던 독자들은 이런 상상을 하면서 자신을 대입해보았을 것이다.
기적의 분식집에 앞으로 무슨 일들이 벌어질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