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것은 1%의 기적 - 치열하게 살아온 전여옥의 인생후반전
전여옥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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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 귓가를 맴도는 노래가 있었다.

'내 인생은 나의 것 내 인생의 나의 것, 그냥 나에게 맡겨두세요.'

이 노래를 기억하는 세대라면 아마 저자와 내 세대 언저리 일것 이다.

내가 '전여옥'을 만난 것은 '일본은 없다'였다. 최초의 여성 특파원으로

일본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일본에 대한 글이 아주 실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정치가 '전여옥'보다 작가 '전여옥'으로 기억하는 독자들이 많다면 아마 이 책이 큰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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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에 난 그녀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아마 그녀는 기억을 못하겠지만 다니던 회사에 교육부를 맡고

있었던 내가 그녀를 강사로 초빙하기 위해 어느 강연장에서 강의가 끝난 후 였던 것 같다.

어느새 그 만남이 20여년 전이니 그녀도 나도 아직은 팔팔했던 시기였다.

하긴 이 책을 보니 그녀는 나와는 달리 아직도 팔팔한 '기운'을 그대로 간직한 것 같다.

하지만 뭐랄까 조금은 곰삭은 듯한 묵직한 깊은 울림이 섞인 편안함이 느껴졌다. 그게 세월의 힘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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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녀가 정치를 한다고 했을 때 경악했었다. 왜 그 아사리판같은데 기어이 합류를 해야했을까.

'모난 돌이 정맞는다'라는 말처럼 그녀는 잔다르크처럼 깃발을 들고 전진했지만 엄청난 돌팔매도

맞은 것 같았다. 그래도 씩씩하게 자기 길을 가는 것 같아 멀리서라도 늘 응원을 보내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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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 그녀를 보면 조마조마 하면서도 그녀 편이 되어야 했는지 곰곰 생각해보면 난 그녀의 정의로움이

좋았던 것 같다. 그녀 역시 살면서 왜 깊은 주름살들이 없었겠는가. 하지만 좋은 재생크림을 바른 것처럼

기적같은 회복 탄력성을 발휘하여 오똑이처럼 우뚝 서곤 했다.

그래서 멋지다. 그녀 역시 실수도 했을 것이고 둥글한 성격은 아니기에 뾰족뾰족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수를 인정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는 그 모습이 더 멋진 인생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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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바쁜 일상에서도 책을 몇 권 내긴 했다지만 난 이 책이 참 오랜만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이제는 인생의 절반을 넘어서 아사리판같은 정치계를 떠나 다시 '전여옥'다운 삶을

찾은 것 같아 너무 기쁘다. 치열하게 살아왔고 저급하지 않았고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멋진 여자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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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운동하고 여행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도 일궈가는 일상들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롤러코스터같은 삶을 살았다고 했고 아마도 그녀의 성격상 여전히 뾰족뾰족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게 '전여옥'이다. 당신이 우리를 응원하듯 우리도 당신을 응원하다.

그리고 같이 가자. 누가 뭘해도 세상은 생각보다 진보적이지 않았다.

그녀가 말하는 보수가, 내가 원하는 보수여서 마음에 든다. 하지만 다시는 그 아사리판에 뛰어

들지 말기를....다음 책에서는 더 멋진 삶을 살고 있는 모습이 담겨지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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