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크리스마스의 죽이는 미스터리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 외 지음, 오토 펜즐러 엮음, 이리나 옮김 / 북스피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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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코난 도일이나 아가사 크리스티가 추리소설의 대가라고만 알고 있었다니

내가 얼마나 편협한 독자인지 이 소설을 읽고 알게 되었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추리소설작가들이 이렇게 존재하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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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딱 이맘때 -크리스마스전후-에 일어난 사건만을 모아 소설집을 꾸미다니 정말

깜찍한 기획이 아닐 수 없다. 크리스마스 하면 '선물'이 떠올라야 하는데 '살인'이니

'사건'이니 하는 것은 정말 불공평한 일이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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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작품들은 1900년도 초무렵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15편의 단편을 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소개글을 보지 않고는 태어난 연도를 짐작하기 어려울만큼 시공간을 넘어서

지금까지도 전혀 고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판사를 도와 사건을 해결하는 사내의 이야기는 미스 마플을 연상시킨다.

한 도시를 주무르고 있는 거대한 집안의 자존심이 걸린 사건이었다. 휘트니판사의 조카 릭은

애인을 죽였다는 죄목으로 잡히게 되었지만 조수의 활약으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나긴 하지만

막판에 범인을 체포하는 것은 역시 휘트니판사였다. 흠 미스 마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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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을 지난 사내를 죽인 혐의로 몇 번 체포되기도 했고 정신병원에 갇히기도 했던 여인은

'크리스마스를 죽인 여인'이라는 칭호로 통한다. 잘 나가는 라디오 프로그램 '매드독'에서는

30년 전에 일어난 이 사건에 연루된 사람들을 초대하여 토론회를 벌인다.

그저 범죄 프로그램에 초대된 줄만 알았던 남자들에게는 그 사건에 얽힌 비밀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왜 매드독은 오래된 그 사건을 다시 불러일으켰을까. 막판에 그 진실을 알고나면

탄복을 금할 수 없다. 흠 복수는 이렇게 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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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 날 눈쌓인 길에 죽어있는 두 남자의 시체.

세기의 바람둥이 돈 후앙을 능가하는 알퐁스와 차량 도둑으로 이름난 사내였다.

둘이 왜 함께 죽어있었던 것일까. 바람둥이 사내에게 얽혀 돈을 뜯기고 있던 아내를

대신해 멋지게 복수를 감행안 남편. 과연 그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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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를 혼내다 못해 처리까지 했던 이 사건을 쓴 작가는 1920년 대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에드거 윌리스라고 한다. 역시 처음들어보는 작가지만 아주 짧은 이 단편속에 그의 명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킹콩 영화의 원작 시나리오를 쓴 작가라고 하니 그의 작품들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진다.            

'노엘 노엘~' 성스러운 크리스마스, 혹은 우아한 크리스마스 무렵에 일어난 사건들은

무겁지만은 않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경찰서 유치장에 모인 사람들.

하필 임산부마저 합류하게 되고 아들을 출산한 어린 엄마와 아기에게 범죄자들의 선물은

또 어떻고. 거액에 당첨된 복권을 훔친 여성의 말로는 유쾌하기까지 하다.

옻에 감염되지만 않았다면 그 복권금을 차지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새해가 시작된 어제 오늘 무겁지 않은 단편 모음집으로 유쾌하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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