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는 시간 - 언젠가 마주할 마지막 순간을 위한 안내서
로라 프리챗 지음, 신솔잎 옮김 / 빌리버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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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인생을 이렇게 생각했다. 열심히 노력하고 성실하면 성공한 삶을 살 수 있다고.

하지만 열심히 살아도 누릴 수 없는 것들이 너무도 많았다. 그리고 결론은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였다. 다만 한 가지 공평한 것이 있다면 바로 '죽음'이라고 결론지었다.

최근 가난한 조국의 경제를 이끌었던 제계의 명장들이 세상을 떠났다. 그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풍요는 어려웠다고 말할만큼 지대한 공헌을 했던 사람들이다.

 

                            

 

당시에는 모두에게 추앙받았고 누군가는 좋은 때에 자리에서 내려와 평온한 죽음을 맞이

했는가하면 누군가는 성공신화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조금 쓸쓸하게 떠났다.

비슷하게 세상을 떠났으니 지금쯤 하늘나라에서 반가움의 술이라도 나누고 있지 않을까.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사는 동안 어떤 삶을 살았든 공평하게 다가오는 죽음은 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인간들이 영생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이루지 못했다.

 

 

 

 

 

죽음은 재앙인가 축복인가. 하루라도 더 살기 위해 몸무림쳤던 누군가에게 죽음은 재앙이었겠지만 과연 축복받은 죽음도 존재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리고 자신이 언젠가 죽을 것임을 알지만 아주 먼 훗날 일거라는 생각을 한다. 그만큼 죽음은

멀리 두고 싶은 심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죽음은 예고없이 불쑥 오기도 하고 오래 곁에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겁을 줄지도 모른다.

 

 

 

 

 

죽는 날을 안다면 사는 동안 더 두렵지 않을까. 물론 주변을 정리하고 마음을 비우는

시간은 벌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날 불쑥 찾아와 주는 죽음이 더 두렵지 않을 것만 같다.

그렇다면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죽음을 우리는 어떻게 맞아야 하는가.

최근 죽음에 관한 책들이 눈에 들어오면서 나 역시 죽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떤 죽음이 가장 나다운 죽음이 될까.

 

 

 

 

 

나는 이미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경험이 있다. 죽음을 맞기에는 너무 젊었던 내 동생들의 죽음을.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해결해줄거라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옅어지지 않는 아픔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저자 역시 나와같은 경험을 하면서 시간이 지나도 고통이 줄어들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어느 날 스님과의 대화에서 그 죽음에 대한 원인이 자신에게 있지 않았음을 마주보면서 비로서

고통에서 조금 벗어났다는 말에 나도 공감하게 된다.

분명 나의 잘못은 아니었지만 무언가 그들을 위해 더 해줘야 할 일이 있지 않았을까.

더불어 어쩌면 죽음 그 자체를 막아줄 수도 있지 않았을까.

죽음은 서로에게 가 닿을 수 없는 공허 때문에 더 두려운 것이다.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오는 죽음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와

사랑하는 사람을 어떻게 떠나보내야 덜 힘든지에 대해 오랜 연구와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전수하고 있다. 예습을 잘해오던 아이가 성적도 더 나오듯 어쩌면 우리는 이런 준비를 통해

그나마 완벽한 죽음, 혹은 마음에 드는 죽음을 맞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죽음'이란 주제는 절대 가볍지 않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는 속도가 참 더디게 느껴졌다.

죽음이 서서히 다가왔으면 하는 마음처럼 그냥 천천히 시간이 지나가길 바랐다.

하지만 다이어리에 꼼꼼히 일정을 적는 것처럼 내 머리속에 남은 시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일들이 조용히 그려졌다. 그리고 오늘 하루도 마지막날인 것처럼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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