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리더가 되는 것은 아니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언젠가 자신이
리더가 되어 월급쟁이 생활을 청산하고픈 소망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리더가 되어야만 성공한 사람인걸까. 세상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리더만
있어서는 안된다. 여러곳을 채울 제각각의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모여야 돌아가는 것이다.
'나'를 알아봐주는 상사를 만나 삶의 한 부분을 함께 한다는 것도 큰 행운이다.
그런 점에서 뼈속까지 뱅크맨인 한자와를 만난 상사나 동료 후배들은 분명 럭키맨이다.
하지만 정의롭고 지혜로운 한자와를 좋아하는 사람들보다 싫어하거나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것은 인간의 치졸함을 보여주는 증거다.
속이 후련했던 1, 2편에 이어 3편에서도 사이다같은 활약을 펼치는 한자와.
이미 전작에 도쿄중앙은행에서 날카로운 활약을 펼쳤던 한자와는 오히려 자회사인
도쿄센트럴증권의 부장으로 좌천된다. 도쿄센트럴증권은 생긴지 얼마 안되는 회사라
실적도 변변히 없는데다 은행에서 파견된 직원과 증권맨으로 나뉘어 파벌이 있다.
전뇌잡기집단이란 IT회사의 히라야마 부부가 이 증권회사를 찾아와 동종업계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는 도쿄스파이럴을 인수하고 싶다며 자문회사가 되어달라고 요청한다.
경험도 없는 직원들의 모아 자문단을 꾸리지만 어찌된 일인지 히라야마 사장은 자문단을
취소하고 도쿄중앙은행의 이사야마부장에게로 넘어가고 만다.
자회사의 프로젝트를 채어가다니. 한자와는 모종의 음모가 있다고 직감한다.
도쿄중앙은행의 미카사 부행장은 이 프로젝트를 성공시켜 차기 행장을 노린다.
성공한 IT회사라고는 하지만 도쿄스파이럴을 인수하기 위해 1500억엔을 전뇌잡기집단에
지원하기로 한 도쿄중앙은행의 치밀한 작전으로 도쿄스파이럴의 주식 30%가 전뇌잡기집단에
넘어간다. 생각지도 못한 공격에 당황한 도쿄스파이럴의 사장 세나는 하필 사업분야를 더 키워
다변화하자는 창업초기멤버 재무부장인 기요타와 영업부장 가노와 의견충돌로 둘이 퇴사를
한 상태였다. 의지할 곳이 없던 세나는 두 사람이 주식의 지분을 전뇌잡기집단에 파는 일까지
생기자 극심한 스트레스에 빠진다. 이 때 어린시절 친구였던 도쿄센트럴증권의 모리야마와
재회한다. 모리야마는 한자와의 부하직원으로 도쿄중앙은행의 날치기에 분노를 느끼다가
한자와의 인간됨과 능력에 매료되어 옛친구인 세나와 함께 위기를 탈출할 팀을 구성한다.
이제 서로의 회사를 삼키기 위한 전쟁이 시작되고 여러 인간군상들이 등장한다.
도쿄중앙은행이나 도쿄센트럴증권처럼 한 회사안에서도 파벌이 존재한다. 그리고
언제든 상대를 박살내고 자신이 그 위를 차지하겠다는 욕망덩어리들의 실랄한 모습이
교차된다. 그 와중에도 고객우선이라나는 신조를 버리지 않고 정의를 위해 싸우는 한자와.
금융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충분히 이해할만큼 자세한 전개는 독자를 몰입하게 만든다.
그리고 밝혀지는 비밀들. 그저 실적하나를 위해 의리도 정의도 저버렸던 인간들의
비참한 말로들이 펼쳐지면서 독자들은 다시 시원한 사이다를 마시는 통쾌함에 빠진다.
하지만 자회사의 반란을 주도한 한자와는 다시 위기에 빠진다.
사회구조라는게 정의 보다는 명분이 더 우선하는 거니까. 위기를 알면서도 정의의
행군을 멈추지 않는 한자와의 모습에서 우리는 마지막 희망을 발견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반드시 마지막 희망을 가지고 이미 저질러 버린 앞세대의 잘못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한자와는 외친다.
이 소설은 세대를 뛰어넘어 누구나 읽어봐야 할 책이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수많은 고뇌들과 약육강식의 실상을 보면서 욱하기도 하지만 한자와를 대리해서 느끼는
통쾌함에 잠시 스트레스에서 놓여날 수 있다. 한자와 만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