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과는 다른 감성을 가진 것 같다.
그저 일상을 툭툭 쓰는 것 같은데도 깊은 울림이 느껴진다. 글밥 먹고 사는 일이
쉽지 않은 시대에 글을 잘 쓴다는 것도 축복일까 재앙일까.
그래도 자신의 마음에 고인 말들을 이렇게라고 끄집어 세상에 내어 놓을 수 있으니
참 다행이다 싶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 일을 낼 것 처럼 고인게 많아 보이는
사람이어서 더 그렇다.
![](http://image.yes24.com/blogimage/blog/h/y/hyunho0305/IMG_20191205_121503.jpg)
내가 사는 섬은 지금 동백이 한창이다. 책 표지의 아름다운 장미꽃이 아름답지만
곁에 있는 가시는 표독스럽다. 삶이 다 그런 것이 아닐까. 꽃처럼 아름답지만도 않은 것.
가시같은 변수들이 또 얼마나 많은지 나만 느끼는 것은 아니지 싶다.
유독 아픈 시간들이 많았을까. 저자의 정보는 의외로 너무 적어서 유추해내기 쉽지 않다.
다만 '종합병원'같은 마음이라는 말에 많이 아팠나보구나 짐작해본다.
지나간 아픈 시간들이 고스란히 글에 묻어 있는 것 같아 나도 가슴이 싸해진다.
참 세상 사람들 무심코 던지는 말들이 얼마나 아픈지 잘 모르고 사는데 저자는 그런 사람들에게
되갚아주는 말을 고르고 골랐나보다. 철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잘못을 알기나 할런지.
누구든 자신이 제일 잘 낫다고 생각하겠지만 자신이 제일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인간답고 멋지다는 것을 왜 모를까.
정말 지나고 보니까 별일이 아니었던 적이 많았다. 문제는 그걸 꼭 나중에 알게된다는 것.
최근에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이들이 많아서 세상이 왜 이리 되었나 걱정스러운데
정말 세상은 생각보다 넓고 지금 아픈 시간들을 웃으며 되돌아보는 순간도 오더라는 것을
꼭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누구든 아픈 시간이 있다. 그 시간을 견디고 이겨내면 좋은 시간이 온다.
아마 이 글을 쓴 작가도 그런 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많이 아프고 힘들고.
하지만 잘 이기내고 이렇게 세상에 '이렇게 생겨먹었으니 어쩌라고'하면서
맞짱을 뜨는 순간이 오지 않은가. 무례하기 보다 당당해보여서 좋다.
오늘도 주눅들고 힘든 시간을 보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의 주인공처럼 맞장 한 번
떠보라고 등 두드려주고 싶다. 그냥 생긴대로 살자. 그리고 스스로 다독다독해주자.
길지 않은 글 속에서 깊은 인생을 느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