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인간선언 - 증오하는 인간, 개정판
주원규 지음 / 자음과모음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이 얼마나 악(惡)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든 생각이었다.

인류가 이룩해낸 찬란한 문명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종교가

아닐까 싶다. 하지만 작금의 종교는 수많은 전쟁과 갈등과 테러를 일으키는 악의 근원으로

전락해버렸다. 물론 순기능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인류가 원했던 참종교의 모습에서 벗어나

살상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CS의 막강한 영향력은 경제는 물론 정치와 종교계에까지 미친다.

강원도의 해능시의 우성조선에서 어느 날 하루에 10명이 사망한 사고가 발생한다.

그 이후 우성조선은 파업에 돌입하고 정부는 청산절차에 돌입하려는 시도를 한다.

우성조선을 대신할만한 기업이 절실했던 해능시는 국가정책사업인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수주하려는 CS그룹을 지원하려고 한다. 국회에서는 신재생에너지 관련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여당의 움직임이 활발한데 해능시의 국회의원이면서 얼마전 갑자기 사망한 김승철 의원의

보궐선거에 그의 달인 서희가 출마하여 당선된다.

 

 

 

 

김승철의원은 신재생에너지법을 발의하였고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은 서희에게 법안을

밀어부쳐 통과시키라고 압력을 가한다.

그 와중에 CS그룹과 관련된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에서는 연쇄살인이라고 단정짓지 못하지만 강력계 형사반장인 민서는 CS그룹의 모종의

음모에 관련된 연쇄살인임을 직감하고 팀원인 호규와 함께 직권수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이미 이혼한 서희의 전남편 상훈의 잘려진 손이 광화문네거리에서 발견된다.

그리고 이어 발견되는 발과 귀. 도대체 누가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여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까.

 

 

 

 

 

미래의 정책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모종의 음모의 중심에는 사제가 깊이 관여되어 있다.

해외로 입양되어 파양된 아이들을 입양해 지원해온 사제는 그들에게 어떤 임무를 주었던 것일까.

상훈을 비롯하여 CS관련인물들의 살인범으로 지목된 길승호!

그는 과연 연쇄살인범일까. 경찰의 지원도 없이 범인을 추적하는 민서와 전남편 상훈의 죽음을

쫒는 서희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며 사건의 중심을 향해 다가가는데...

 

현재 OCN에서 방영되고 있는 '모두의 거짓말'의 원작이기도 한 이 소설을 보면서

단순한 정치세력과 결탁한 권력과 돈의 커넥션을 넘어선 빅 브라더가 있음을 짐작하게 된다.

과연 갑작스런 10명의 죽음과 연쇄살인의 비밀은 무엇인지 작가를 끝끝내 밝히지 않는다.

곳곳에 부비트랩을 설치해놓고 독자에게 공을 넘긴 셈이다.

 

이제 홀로 남은 서희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독자의 상상에 맡기는 저자의 숙제가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그럼에도 이 소설이 사회에 던지는 물음은 예사롭지 않다.

늘 그렇듯 사회문제를 수면위로 끌어올려 경종을 울리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매섭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