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할 땐, 책 - 떠나기 전, 언제나처럼 그곳의 책을 읽는다
김남희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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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은 무주택자에 노후대책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아닐까싶다. 평생 좋아하는 책을 끼고 여행만 하고 살고 있으면 팔자편한 사람이 아닐까.

좋아하는 책을 읽고 그 책에 등장하는 나라며 도시들을 돌아보는 여정은 부럽기만 하다.

그렇게 다녀와서 자신도 책을 낸다. 그 책이 밥도 벌고 여비도 벌 정도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열심히 저축하고 아둥바둥 살면서 비행기 한 번 편하게 타지못하는 사람들 보다

분명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리라 짐작된다.

 

 

 

문득 내가 책을 읽으면서 가보고 싶었던 나라나 도시가 있었나 떠올려본다.

얼마전 조승연 작가의 '리얼하다'를 읽으면서 세상에서 가장 가능성이 많은 도시라는

뉴욕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마간산의 여행이 아니라 작가가 언급한 그 많은

역사와 삶이 살아숨쉬는 공간들을 직접 보고 싶었다. 물론 언젠가 가능한 소망이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나라 부탄은 내가 알기로 방문자 수를 제한한다고 하는데 과연 그 나라가 인류가 염원하는 유토피아가 맞을까. 어떤 작가는 너무 확대 해석된 나라라고도 하는데 이 책의 작가는 부탄의 속살들을 보면서 느긋하게 삶을 즐기면서도 외부의 현란한 문화에 호기심을 드러내는 부타사람들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욕망을 어떻게 다스려야 오염없는 행복을 누릴 수 있는지를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섬에서 살고 있는 내가 가장 갈증을 느끼는 부분이 바로 책방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 조그만 섬에 서점이 있을리 만무하다. 그나마 작은 도서관이 있어서 허점함을 달래긴 하지만

역시 아쉬움이 많다. '섬에 있는 서점'은 언젠가 소개글을 보고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다.

도시의 서점에서도 운영이 어려워 문을 닫는다고 하는데 섬에 있는 서점이야 오죽할까.

어느 날 도착한 놀라운 꾸러미가 삶을 달라지게 했다니 과연 무슨 꾸러미였을까.

읽을 책 목록에 올려본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 앞에서는 나 역시 주눅이 든다. 여행을 많이 다녀본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책을 끼고 여행을 많이 다녀본 이 작가앞에서 나는 어떤 열등감을 느끼야 하나.

일단 닿지 못한 수많은 나라와 도시의 모습, 그리고 채 읽지 못한 숱한 책들 앞에 욕망이

끓어오른다. 그리고 뒤이어 '부럽다'가 흘러나온다.

아무리 집이 없고 노후대책도 없다지만 부럽다.

인생 짧다. 채보지 못하는 수많은 풍경들을 놓치면서 우물안 개구리로 늙어가는 것 같아

비참한 기분마저 든다. 그럼에도 잠시 이 책에 수저 하나 얹고 허기를 달랠 수 있어 행복했다.

나 역시 책 몇 권 챙겨 낯선 도시로 여행을 다녀온 것 같았다.

물론 언젠가 나도 리얼 여행을 즐길 것이다. 아마 이 책도 함께 동반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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