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소녀
세라 페카넨.그리어 헨드릭스 지음, 이영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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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난 마치 심리학자가 된 기분이다. 우선 이 책의 주인공 제시카는

심리학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스물 여덟의 메이크업 아티스트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대학도 중퇴하고 장애가 있는 여동생의 치료비까지 마련하느라

하루종일 종종걸음을 치면서 메이크업을 하고 있지만 집세를 걱정할 정도로 경제사정이

좋지 않다. 그러던 중 뉴욕대 교수의 설문조사에 참가하면 500달러를 준다는 제안에

혹하여 실즈박사의 실험에 참가하게 된다. 그리고 그 때에는 이 결정이 덫이 될 수 있음을

알지 못했다.

 

 

솔직해도 너무 솔직한 질문들. 살면서 어떤 부정행위를 했는지. 아끼는 사람에게 상처를 준적이

있는지. 심지어 양심의 가책없이 거짓말을 할 수 있는지를 묻는다.

물론 제시카는 다 해본 일들이다. 누군들 이런 일들을 전혀 하지 않고 살 수 있을까.

당돌한 질문에 당황했지만 오히려 제시카는 속에 숨겨놓았던 비밀들을 털어 놓음으로써

실즈박사에게 친밀감마저 느낀다. 자신의 오류들을 감싸주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약정했던 두 번의 설문조사가 끝나고 실즈박사는 제시카에게 더 깊은 연구에 참가할 것을 청한다.

물론 보상이 훨씬 커질 것이라는 말과 함께. 보험외판원인 아버지는 명예퇴직을 강요받고 있고

여동생의 치료비도 겨우 대는 처지에 제시카는 거절하지 못한다. 그리고 실즈박사는 제시카에게

미스터리한 설문과 행동들을 강요한다. 거액의 보상금과 함께. 그래서 제시카는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즈박사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는데. 일단 그녀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여성이고

부자 부모를 둔데다 같은 심리학자인 남편 토마스와는 별거같지 않은 별거중이다.

별거의 이유는 토마스의 외도였다. 그리고 실즈는 그 상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

그렇다면 왜 제시카에게 토마스를 유혹하라고 부추기는 것일까.

 

 

매력적인 실즈박사에게 자신도 모르게 빠지면서도 점차 실험의 의미를 알게 되면서 그녀에게서

벗어나려 하지만 모래수렁에 빠진 것처럼 헤어나올 수가 없다. 실즈는 이미 제시카가 자신의

곁을 떠나지 못하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고 제시카를 압박하고 나온다.

실즈는 제시카에게 무엇을 바라는 것일까. 사실 제시카는 가끔 모르는 남자와 잠자리를 하는

흠을 빼고는 선량한 여성이다. 가난한 부모를 돕고 마약도 하지 않는다.

다만 제시카는 토마스가 좋아할만한 외모를 가졌다는 것이 문제였다.

실즈는 매혹적인 젊은 여성 제시카의 유혹에 토마스가 넘어가는지를 보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실즈의 이 실험속에는 끔찍한 비밀이 숨어있었다. 토마스가 하룻밤 바람을 피운 여자의 비밀.

이 소설의 압권은 두 심리학자 부부의 살 떨리는 심리전과 그 사이에서 탁구공처럼 휘둘리는 제시카.

하지만 나름 이 두 사람중 누가 더 악인인지를 판단하려고 애쓰는 한 편. 덫에서 벗어나려 애쓰는데.

그러나 늘 제시카보다 한 수 위인 두 사람. 과연 한 여자의 죽음에 얽힌 비밀과 두 심리학자 사이에 어이없게 끼여들게된 제시카중 진정한 승자는 누구인지를 알게되면 나처럼 경악할 것이다.

뭐든 다 가진 사람들. 그래서 허접한 사람들을 멸시하고 부리려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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