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요리를 합니다 - 나답게 살기 위한 부엌의 기본
주부와 생활사 지음, 정연주 옮김 / 샘터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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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본에 갔을 때 일본 정식이란 요리를 처음 먹었다.

아주 예쁜 접시에 요리가 조금씩 담기고 곁에는 예쁘고 작은 꽃이 장식된 그런 음식들이

얼마간에 시간을 두고 나왔다. 일본 음식이라야 초밥이나 우동 정도나 알던 시절이어서

일본 음식이 참 담백하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다만 양이 너무 적은데다 비싸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동 한 그릇을 시키고 단무지를 시키면

단무지 값은 따로 계산을 해야하는게 영 이상했다. 그 뒤 우리나라 음식점의 인심이 얼마나

후한지 감사한 마음마저 들었다.

 

 

이 요리책은 그닥 식욕을 많이 자극하지 않는 담백한 레시피를 담고 있다. 다만 일본 요리에 쓰이는 재료들이 좀 낯선 것이 아쉽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레시피자체보다 오랜 시간을 살아온 여성들이 이제는 좀 간편하면서도 건강한 음식을 요리하는 장면이었다.

거창한 레시피도 없이 텃밭에서 뜯어온 야채들을 살짝 데쳐서 먹는다거나 때로 자신을 위한

밥상을 좀 호화롭게 차려보는 정도의 사치가 오히려 참신하게 다가온다.

 

 

요리책에서 인생의 깊이를 느꼈다고나 할까. 사실 지금 우리집 부엌에도 쓰지 않으면서 쌓아둔 그릇들이 너무도 많다. 그릇도 유행이 있는건데 아깝다고 버리지 못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가끔은 최근에 나온 편리한 도구들을 부엌에 들이는 것도 현명하다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가장 눈에 띄는 레시피는 '탄두리 치킨'이다. 실제 이 음식을 인도음식전문점에서 먹어본 적이 있는데 참 맛있었던 기억이 있다. 특히 닭요리는 남편이 좋아하는데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 보여서 꼭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이다. 손님 접대 요리도로 훌륭하겠다.

 

 

오랫동안 살림을 하면서도 누리지 못했던 많은 팁들이 들어있지만 결코 화려하거나 튀지 않는다.

절제와 편리가 있으면서도 깔끔한 부엌, 그리고 건강한 음식의 레시피가 과하지 않게 담겨있다.

일본다운 요리책이라고나 할까. 일본풍의 건강한 요리도 배울 점이 있겠지만 정리 정돈의 깔끔함은 반드시 배울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요즘 일본을 미워하고 있지만 말이다.

'이름 없는 요리'라는 제목은 화려하지 않지만 정겹고 쉬운 레피시를 담은 요리라는 뜻이다.

깔끔한 일본 요리를 대접받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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