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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하다
조승연 지음 / 와이즈베리 / 2019년 10월
평점 :
참 이 남자의 능력은 어디까지 일까. 일단 제법 많은 언어를 구사하는 것은 알았고
어디서든 다재다능의 아이콘을 보여주는데다 입담도 좋아서 이 남자를 만나는 일은
항상 즐겁다. 인물도 제법 훤하다. 서글서글한 인상은 누구라도 벽을 허물게 된다.
그런데 이 남자의 진짜 멋짐은 바로 이런 책을 통해서 만났을 때이다.
흔히 감자바위라고 부르는 강원도 촌놈이 어쩌다가 미국에 건너가 공부를 하게 되었을까.
그 연유까지는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 모르겠지만 워낙 특출한 머리를 타고 난지라 그 곳에서도
공부잘하고 적응잘하는 모범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런 길들을 터준 부모님들을 비롯한 주위 분들이 있어 가능했을 것이다. 그것도 복이지.
그래도 물가에 까지 데려가줄 수는 있어도 물을 먹는 것은 결국 자신의 몫이니 지금의 성공은
그의 탁월한 재능과 노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은 이 책을 읽으면서 완벽하게 확인이 되었다.
중고등학교를 다닌 미시간대학교를 갈 수도 있었지만 저자는 뉴욕의 다양한 어떤 끌림에 이끌려
뉴욕대를 선택한다. 지금도 그 선택은 자신이 가장 잘한 선택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그가 학교를 졸업하고 1년을 더 머물렀던 뉴욕에 대해 이렇게 확실한 답안을 내놓았다.
사실 뉴욕에 대한 느낌은 다양한 인종이 얽혀사는 복잡한 도시. 그리고 물가 비싸고 더러운 지하철.
물론 9.11테러도 뺄 수 없다. 하긴 난 미국에 살아본 적은 있지만 뉴욕에 가본 적은 없다.
그래서 아주 단편적인 편견만 존재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뉴욕에 가보고 싶다는 갈망이 생겼다.
그가 말한 누더기를 모아 잘 이은 조각보라는 표현이 뉴욕을 적절히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이어놓기 전에는 쓰일 곳 없는 헝겊 조각 같지만 이어놓고 보면 아주 그럴듯한 작품이 되는
조각보! 그게 미국이란 나라에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집결해있는 뉴욕을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다.
그러고 보니 미국을 제대로 보려면 뉴욕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안에는 전 세계가 공존하기 때문이다.
쌀쌀해보이고 개인주의적인 사람들이 모여살지만 의외로 타문화에 대한 포용이 가능한 도시.
하자많은 크리에이터에게도 찬사를 보내는 도시. 심지어 학벌이나 태생이 비루해도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도시. 그럼에도 자식의 교육에는 한국의 엄마가 따라가지 못할 도시.
이처럼 뉴욕에 대해 섬세하게 진단한 책이 또 있을까.
내가 머문 곳은 LA였다. 역시 그곳도 다양한 인종이 모여사는 곳이고 쏟아지는 햇살아래 거지들이 거리를 점령한 상상할 수 없었던 풍광을 보여주웠던 곳!
하지만 뉴욕과는 엄청난 차이가 느껴진다. LA는 느긋한 도시다.
천사들의 도시라는 LA에도 뉴욕에도 수많은 이민족들이 살고 있다. 하지만 어느 도시가 더 기회가 많을까. 미국이란 엄청난 땅덩어리를 다 가볼 기회는 없을 것 같다. 그럼에도 가장 미국다움을 보고 싶다면 난 뉴욕을 선택할 것 같다. 물론 이 눈썰미 갑인 뉴욕알리미 덕분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