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을 말해줘
이경 지음 / 다산책방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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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멸망을 예측한 수많은 예언중에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바로 보이지 않는 적!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인류의 멸망이다.

인류가 지구에 생명을 잉태한 이후 환경의 변화로 인해 수많은 인류들이 죽어갔지만

사실 전쟁과 더불어 인류의 목숨을 빼앗은 가장 큰 적은 바로 이 세균이었다.

만물의 영장이라 일컫는 인류는 그 사이 빠르게 세균들을 박살내었지만 지금 이 순간도

잠식당하고 있다. 물론 언젠가는 이 세균들을 인간들이 괴멸 시킬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괴멸 당할지도 모른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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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인간의 몸에 딱딱한 허물이 생기는 전염병이 도는 D-구역에서 부터 시작된다.

카프카의 소설 '변신'처럼 인간이 서서히 딱딱한 껍질을 쓴 괴물처럼 변해가는 것이다.

개인 동물원의 뱀 사육사였던 여자 역시 이 병에 감염되어 허물을 뒤집어 쓰게 되지만

동물원이 화재로 없어지고 일자리를 잃자 집세를 낸 처지가 못되어 공원 노숙자로 전락한다.

책을 읽는 중반까지 난 갑자기 온 몸이 가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 허물을 뒤집어 쓰는

병은 끔찍하게 다가온다. 허물이 생기면 가렵고 진물이 흐르고 냄새마저 심하게 난다니

오래전 고치지 못한 수많은 피부병들이 이와 비슷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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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병을 고치기 위한 방역센터가 있지만 들어가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더구나 완치되는 것도 아니어서 허물을 벗기고 나면 다시 허물이 자라난다. 이렇게 방역센터를 드나들었던 사람이 한 둘이 아니었다.

다만 병을 완화시키는 프로틴이 있긴 하지만 허물을 뒤집어 쓴 사람들은 집과 일자리를 잃어 약을 살 돈 조차 없다. 여자는 마지막 방법으로 허물을 벗겨준다는 방역센터에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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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물병이 돌고 있는 D-구역에는 언젠가 커다란 뱀 롱롱이가 나타나 허물을 벗으면 인간들도

함께 허물을 벗고 영원히 다시는 허물을 뒤집어 쓰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뱀 사육사 였던 여자는 함께 방역센터에 들어갔던 후리에게 거대한 뱀을 오래전 폐쇠된

궁에서 봤다는 얘기를 듣는다. 과연 이 뱀이 허물을 벗겨줄 롱롱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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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 의해 궁의 아궁이에 숨어있던 롱롱이가 세상밖으로 나오게 되고 이제 사람들은 마지막

소망을 롱롱이에게 걸게 된다. 그냥 인간이 만들어낸 판타지일지 궁금해지기 시작한 대목이다.

그리고 이 소설의 가장 큰 소재인 '허물병'은 실제 지금 우리 인간에게도 행해지는 수많은 음모중

하나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더해진다.

그동안 거대 제약사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약들을 팔기위해 세균을 뿌렸다는 소문이 돌았었다.

어떤 소문은 진실도 밝혀지기도 했고 어쩌면 사실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악한 인간들은 머리도

좋아서 우리가 몰랐던 음모들이 실제했을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방역센터의 공박사가 바로 그런 악의 상징이다.

병을 치료하기 위해 병을 일으키는 아이러니라니.

그럼에도 인간들은 '소망'내지는 '희망'으로 난관을 헤쳐왔었다. 그마저 없었다면 인류는 지금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롱롱의 전설은 사실이 될까? 그리고 죄를 지은 인간은 최후에 댓가를 받게 되는 것일까.

허물을 벗겠다는 일념으로 악과 맞서는 사람들의 사투를 보면서 함께 힘을 보태고 싶었던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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