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고복희에겐 가슴아픈 과거가 있다. 사랑했던 남편에 대한 아픈 추억. 그래서 남쪽나라에 왔다.
그런데 남의 나라에 온 사람들은 대개 비슷한 이유들이 있는 모양인지 사랑교회나 만복회 회원들의 삶도 알고보면 평범치 않다. 그렇게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가 때론 아프고 때론 웃기다.
해외의 한인 커뮤니티는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주고 서로가 기대어 살아가는 정보를
얻는 곳이다. 물론 그 곳도 여느 사회에 다르지 않다. 이상하게 한국 사람들은 모이기만 하면
싸운다. 누가 잘되는 꼴도 보기 싫고 심하면 친한 척 하면서 사기를 친다.
물론 이 소설에 나오는 한인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김인석이나 교회목사나 좀 비겁하긴 했지만.
그래서 사랑하는 남편 앞에서 죽어도 춤을 추지 않았던 고복희가 그들에게 계란을 던진다.
속이 후련하다. 그러게 진작 좀 정신들 차리시지 그랬어.
아무래도 무대가 캄보디아이다보니 그 곳에 살아보지 않고서는 쓸 수 없는 소설이다.
소설을 쓰기 위해 날아갔는지 갔다가 우연히 스토리를 그렸는지 알 수 없지만 짧은 기간 머무른 것 치고는 현지를 빨리 이해한 것 같다. 그리고 한인 커뮤니티에 대한 것도 그렇다.
무엇보다 희망이 없었던 사람들을 해피엔딩으로 이끄는 솜씨가 참 따뜻해서 좋았다.
딱딱한 껍질속에 숨은 부드러운 마음을 잘 이끌어내서 좋았다.
책의 무게에 비해 많은 것이 담긴 책이라 인상깊었다. 언제 프놈펜에 간다면 원더랜드에 꼭 가고 싶다. 그런데 정말 그런 호텔이 있기는 한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