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몇 개국어를 할 줄 안다는 사람을 만날 때면 무척이나 부러운 생각이 든다.
공부를 잘 하는 머리도 있지만 언어에 특출한 재능이 있는 머리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우리가 어려서 배운 영어는 눈으로 읽고 문법에 매달리는 그야말로 죽어있는 영어였다.
지금처럼 글로벌한 세상에서는 써먹지도 못할 방법이다.
그렇다면 살아있는 생생한 영어는 어떻게 배워야 제대로 머리에 꽂힐 수 있을까.
아마 이런 생각은 대한민국 부모라면 누구나 생각해봤을 것이다. 어려서부터 영어유치원을 보내고 인터넷강의도 신청하고 심지어 전화로 원어민과 대화하는 프로그램도 시켜봤다.
그렇다면 이렇게 이것 저것 해봤던 영어교육은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 이 책을 통해 검증해볼 수 있다.
우선 허둥지둥 좋다는 영어 교육을 섞어서 시켰던 나로서는 이 글에서 심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이것 저것 좋다는 것을 모두 시킨 경우'가 가장 안좋은 방법이라는 글에서 말이다.
처음에 잘 따라오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영어를 밀어내는 순간, 바로 영어 리바운드라는 현상이
내 아이에게도 나타났기 때문이다. 영어 학원에 가는 것도 숙제를 하는 것도 많이 힘들어했다.
그저 노는 것이 좋아서 그런 줄로만 알아는데 아이에게 힘겨웠다는 것을 당시에 알지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요즘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너무 과잉 교육을 시키는 것이 아닐까. 물론 부모들이 지식적으로 완벽한 사람들이라면 가능한 교육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모가 그런 지식을 갖지 못한 경우라면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 모자란 부분을 기관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채울 수밖에 없는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꼭 짚어내는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바로 저자는 이 '방목'과 '방치'에 대한 개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리고 영어교육이 탄탄히 시행되고 있는 핀란드의 사례를 예로 든다.
모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를 어떻게 노출시키고 교육시키는지 아주 모범적인 사례들 중
TV 프로그램을 영어로 진행하는 것에 상당한 감명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아이들이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아예 영어로 진행시킨다면 아이들은 당연히 영어를
아주 친밀하게 받아들이고 공부하게 될 것이다. 우리는 EBS같은 교육프로그램에 선택적으로
하는 방식이다. 핀란드의 이런 사례를 적용해본느 것은 매우 효율적으로 다가온다.
그저 설겆이를 하면서 혹은 청소를 하면서 가볍게 영어 노래나 프로그램을 몇 분간씩 틀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영어를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보여주고 함께 참여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것을 이제야 알겠다. 말하자면 말을 물가에 인도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물을 마시는 방법!
좋아하는 영화에 나오는 OST를 이용하는 방법도 꿀팁이다.
하긴 오래전 영어, 특히 회화에 능통했던 어떤 사람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은 팝송을 아주 좋아해서 매일 부르고 기사를 이해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를 했다고 한다.
친구의 아들 역시 일본판 에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했는데 결국 그 에니메이션을 제대로 보기 위해
일본어 공부를 했고 지금은 일본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눌 정도로 일어에 능통하게 되었다.
아이가 어떤 분야를 좋아하는지 살펴보고, 예를 들어 에니메이션이나 게임, 혹은 모으기같은
취미생활을 살펴보다 보면 그에 맞는 교육방법이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는지 방법이 나온다는 것이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습득이 되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을 엄마가 찾아내는 것.
이 것이 '엄마표 영어'를 성공시킬 수 있는 첫걸음이 아닐까.
시작부터 완성까지 자녀 영어 교육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자연스런 방법들을 알려주는
혼공 허준석의 이 책을 진작 만났다면 우리 아이도 제대로 된 영어를 재미있게 익히지 않았을까
싶어 살짝 아쉬운 마음이다. 잘못된 교육으로 영어 리바운드가 생기지 않게 많은 엄마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