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터 2019.11
샘터 편집부 지음 / 샘터사(잡지) / 2019년 10월
평점 :
품절


올해는 태풍이 너무나 많이 발생되어 올라오는 바람에 농사고 경제고 엉망이 되어 버렸다.

이제 지구는 그동안 자신을 학대했던 인간들에게 복수를 해오는 것이 아닌가 두려운 생각마저

든다. 텃밭의 고추농사도 끝장이 났고 태풍을 피해 모기장까지 덮어 놓았던 배추는 그나마

살아남아 겨우 이 가을날의 햇살을 즐기고 있다.

 

 

인간이 아무리 위대해도 자연앞에서는 속수무책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부디 남은 이 가을 만이라도 제대로 가을노릇좀 하길 기대해본다.

 

 

이북이 고향이신 부모님은 각각 홀로 남하하셨기 때문에 '할머니'는 나에게 먼 단어일 뿐이다.

그래서 인지 샘터가 오면 항상 이 꼭지를 눈여겨 보게 된다. 나에게 할머니가 계셨더라면 무슨 음식을 해주셨을까. 여기 '할머니의 부엌수업'에 차려진 밥상은 요리가 아니라 사랑이 차려져 있다.

대개 어려운 시절을 지내오신 할머니들이 가난 속에서도 그럴듯하게 차려냈던 눈물겨운 음식들.

묵은지의 속을 씻어내고 다시 된장양념을 해서 끓인 묵은지 된장찌개 역시 그런 음식이었을 것이다.

 

 

엊그네 방문했던 서울의 동대문 시장 근처에서 지게꾼들이 보였다. 대개 나이는 할아버지뻘이었는데 그나마 이 모습도 몇 년이면 사라질 것이다. 고이 길러진 자식들은 이제 더 이상 고된 노동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이 설악산에 남은 마지막 지게꾼인 임기종씨도 그 어렵던 시절 할 수있는 없었기에 산을 오르내려야 하는 지게일을 선택했을 것이다. 그나마 이제는 그 일마저도 끊기고 있어 고작 월 70만원의 일도 없어질 것 같다.

 

 

며칠 전 서울 나들이에서 참가했던 모임에서 커피 공부를 하게 되었다. 적도 아래위 근처에서 자란다는 이 커피가 이제 멸종할지도 모른다니 전세계 커피 애호가들에게 끔찍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모두가 지구 온난화때문이라는데 인간의 무모힘이 부른 일들이 재앙으로 되돌아오는 현실이 아프다.

무심하게 한 잔 타서 즐기던 이 사소한 기쁨마저 누릴 수 없는 날들이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 달의 특집은 '좋아서 하는 일'이다.

인간은 꽤 이기적인 동물임에도 꼭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밥벌이 때문에 할 수없이 하는 일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밥벌이도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다.

이 달의 특집에 등장한 주인공들은 등산이나 봉사 마라톤 같은 정직한 일들에서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

샘터가 세상 여러곳에서 사랑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유독 이달에 등장한 주인공들이 글로벌하다.

이번 달에도 잔잔하지만 애틋한 사연들이 그득하다.

'이 남자가 사는 법'의 주인공 오스틴 강은 고생은 안 했을 것 같은 귀족적인 마스크를 가졌는데

의외로 고단한 시간들을 보낸것 같아 놀라웠다. 그래도 한국음식을 세계에 알리려는 그의 노력이

너무 기특하기만 하다.

좋은 책, 기특한 책 샘터로 이 가을 풍요로움을 더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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