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겨우 자식이 되어간다 - 평범하지만 특별한, 작지만 위대한,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해
임희정 지음 / 수오서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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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부모님으로 인해 이 세상에 나왔다. 물론 부모가 자식을 선택하거나 자식이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 경우는 없다. 태어나 보니 동양의 조그만 나라였고 지금이야 먹고 살만했지만 불과 몇 십년 전만 해도 무지하게 가난한 나라에서 가진 것 없는 부모였다.

흔히 개천에서 용난다는 말이 있지만 실제로 이런 일들은 흔하지 않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그야말로 개천에서 아주 제대로 된 용이 난 경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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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개천은 비록 가난했지만 사랑은 넘쳤던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한 부모님밑에서 이제는 제법 사회에 떡하니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주인공의 노력이었을 것이다. 비록 부모님 역시 가난한 부모님을 만나 제대로 교육받지 못하고 가난을 대물림 했지만 눈물겨운 노동과 알뜰함으로 멋지게 자식을 키워내셨으니 정말 대단한 분들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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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시골에서 태어나 학교도 다니지 못했으니 그저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몸으로 부딪히는 일들 이었을 것이다.

흔히 말하는 노가다, 막노동이 아버지가 한 일이었다. 매일 새벽 별과 달을 보고 집을 나서고 비나 와야 휴일이었던 아버지의 삶은 무척이나 고단했을 것이다. 그걸 지켜보아야했던 아내와 자식들의 삶도 결코 편안하지 않았을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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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글을 뗄 나이가 되고나서 부모를 대신해 은행일부터 관공서일까지 모든 걸 대신했던 딸은 가난한 아버지가 부끄러웠다고 한다. 땀에 젖은 작업복이 목욕탕 다라이에 담겨있고 번듯한 옷가지 하나 없는 아버지의 뒷모습. 그리고 그런 아버지 곁에서 아끼고 아껴 가정을 꾸렸던 솜씨좋은 엄마의 이야기는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났던 우리 부모님들의 흔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 그런 부모님이 조금 부끄러웠을 것이다. 이제 어른이 되고서야 자신이 부모를 부끄러워 했다는 것을 부끄러워하며 이 참회서같은 글을 썼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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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으로 부딪혀 밥을 버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임을 나는 안다. 내 남편 역시 그렇게 밥을 벌고 아이들의 용돈을 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의 노고로 편한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휴대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부모님 때문에 가끔은 속이 상하지만 잘 큰 딸은 이제는 늙은 부모님께 더 잘해주고 싶다고 고백한다. 이 책으로 감사한 마음이 충분히 전해졌을 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위대했던 부모님의 삶을 아주 진솔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재주도 칭찬하고 싶다.

목소리도 예쁘고 마음도 예쁘고 글솜씨도 예쁘다. 이런 딸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이 얼마나 좋으실까.

지금도 너무 충분히 효도하고 있는 딸과 평생 헌신했던 부모님의 이야기에 많이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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