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10월은 상달이라 하여 추수한 곡식을 하늘에 제를 올리는 달입니다.
어린시절 커다란 시루에 떡을 해서 이웃에 돌렸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르네요.
이렇게 좋은 10월인데 하필 태풍이 올라오는 바람에 과일이며 곡식들이 해를 입은 것 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도 뜨거운 여름이 지나고 맞은 10월은 너무 반갑습니다.
'이 여자가 사는 법'의 주인공은 트로트가수 윤수현입니다. 이제 32세면 제 딸과 거의 비슷한 나인데 늙다리들이나 부를법한 트로트가수로 활약하고 있다니 그녀의 선택이 의아스럽습니다.
하긴 요즘 각종 매체에서 젊은 트롯가수들의 오디션이 한창입니다. 이제 트로트도 젊어진 것 같네요. 윤수현이 이미자나 장윤정 못지 않는 멋진 트로트가수로 거듭나길 바라겠습니다.
이달의 특집은 '나이 차를 극복한 우정'입니다. 우정하면 대부분 비슷한 또래들끼리의 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나이를 넘어선
우정들이 감동스럽습니다. 환자와 물리치료사로 만나 우정을 나누고 약사와 단골 할머니와 우정을 나누는 모습들을 보니 사랑과 우정은
나이와 국경이 없다 싶습니다.
나에게 이런 친구는 누굴까 생각해봅니다. 어제 태풍으로 다 떨어져 버린 무화과를 해마다 나누는 이웃 할머니들이 우정의 친구가 아닐까요.
이제 4가구에 한 집은 반려견을 키운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개를 키우다보니 세상의 모든 개들이 어찌나
예쁜지요. 그래서인지 해마다 버려지는 개들이 많아진다는 보도에 화가납니다.
SNS를 열심히 하는 신세대 부부의 유기견 사랑에 대한 기사를 보니 참 기특하고 든든합니다.
지금도 어디선가 개들은 버려질 것이고 이 소식을 널리 알리면 혹시 좋은 곳에 입양이 될지도 모릅니다.
강아지공장에서 생산된 개들도 좋겠지만 혹시 개를 키우고 싶은 분들이라면 보호소를 방문하면 어떨까요.
아직 아이를 낳지 않은 신혼부부인 것 같은데 이런 사랑이 넘치는 부모밑에 태어나는 아가는 행운아일 것 같습니다.
이 동화작가의 꼭지는 늘 감동을 주네요. 글로 밥을 번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임을 잘 아는 나로서는 작가의 아버지가 작가로 살 생각말아라고 했던 말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살아생전 아버지에게 작가로 인정받고 싶었던 동화작가는 1년에 최소한 두 권의 책을 낸다고 합니다.
해마다 두 번 찾아뵙는 아버지의 묘소에 바치기 위해서라죠.
작가로서의 작품동기도 훌륭하고 이제는 하늘나라에서도 아들의 작품활동을 응원해주실거라 생각하니 저까지 기특한 마음이 들면서 좀 더 많은 독자들이 책을 사 봤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만화 '박여사의 인생내공'에서는 이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동생들에게 먹거리를 잔뜩 보내주는 큰언니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가득합니다.
"언니는 좋겠어. 이런 거 받아주는 동생도 있고, 나 아무거나 받아주는 사람 아냐'하면서
까불대는 동생, 박여사의 재롱도 귀여웠구요.
오늘도 태풍이 지나간 흐린 하늘을 올려다보며 인간이 아무리 잘난척 해도 자연에서는 어쩔 수 없구나
하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잠시 겸손해지기도 합니다. 다 꺾어진 나무들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이 너무 예쁘네요. 늘 그렇지만 잠시 샘터에 앉아 숨을 골라봅니다. 어제 너무 힘들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