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욕의 초보 검사입니다 - 정의의 빈틈, 인간의 과제를 묻다
이민규 지음 / 생각정원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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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한민국은 '법무부장관'임명 때문에 온통 난리가 났다. 흔히 말하는 금수저,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한 교수의 삶이 도마위에 올라 완전하게 까발려지고 있는데 과연 그가 왜 이런 모욕을

견디면서까지 대한민국 법조계의 최고 수장에 오르고 싶은 것일까?

더불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들 중에는 법을 소재로 비리검사가 등장하고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큰 파장을 일으킨 뇌물스캔들이나 성상납사건에는 꽤 많은 검사들이 얽혀있었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난 인류가 확정해놓은 '법'이란 잣대를 그닥 신뢰하지 않는다.

더구나 그 법을 휘두르는 사람들에 대한 생각도 긍정적이지 않다. 과연 범죄인을 단죄할 법을 심판하는 법조인들의 양심은 건재하는지, 그리고 그 판단은 늘 정의로운지 묻고 싶어진다.

이 책을 처음 집어들면서도 이런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법을 공부하고 재단하는 사람들 중에도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구나 싶어 마음이 좀 느긋해진 기분이다.

 

 

 

 

물론 이 책을 쓴 검사는 대한민국의 검사가 아닌 뉴욕주 검찰청 '사회정의부' 소속의 검사이다.

프로필을 보니 미국에서 태어나 대학공부를 마치고 군복무는 우리나라에서 했다고 하니 그의

국적이 미국인지 대한민국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의 글에서 느낀 정의로움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법이란 상당히 차갑고 감정의 개입되지 않은 분야라고 생각한다. 그런 곳에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고민하는 모습을 보니 참 잘 자라고 잘 살아온 사람임을 알 수

있었다.

 

 

 

 

뉴욕이란 도시는 미국만의 도시가 아니고 전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도시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미국인들, 특히 뉴욕시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할 것이다. 하지만 그 곳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다 보니 여러문제들이 공존하고 있다. 검사라는 직업은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과 나쁜 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는 직업이다. 검사인 저자가 만난 사건과 사람들을 보니 우리나라 현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미국드라마에서도 변호사의 직업이 더 화려하고 멋지게 그려질만큼 검사란 직업은 그닥 인기가 없는 듯하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검찰청의 힘이 분산되어 있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상하관계로 묶여있지 않고 독립적으로 수사하는 '검찰 완전 분리주의'로

운영되고 그 점이 권력의 독점을 막는 것 같다.

한마디로 대한민국처럼 검찰청의 권위가 그리 크지 않다는 의미이겠다.

변호사보다 인기도 없고 돈도 못버는데 일은 엄청나게 많은 검사직이 왜 이 남자는 더 끌렸을까.

 

 

큰 대형로펌에 들어갈 수 있었음에도 너무 작위적이지 못하는 성격때문에-변호사는 정의보다는 실리에 더 능해야 하는 점이 마음에 안들었을지 모른다-그는 오히려 검사직을 택했다.

그리고 그저 사건번호, 피해자로만 사건을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들여다보고 정의롭게

판단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이렇게 인간다운 모습은 그가 오히려 검사직에 부담이 되지 않을까.

그럼에도 난 그가 참 자랑스럽다. 최근 미국에서 일고 있는 인종편견을 넘어서 떡하니 뉴욕의 중심으로 들어서서 바른 선택을 하고자 노력하는 한국인으로 살아가고 있어 대견하다.

그리고 그 어려운 법 공부를 하면서도 어디서 그렇게 많은 지식과 지혜를 얻어왔는지 인문학자같은 글솜씨에 또 반하게 된다. 분명 책을 많이 읽은 검사가 틀림없다.

그가 앞으로 뚝심있게 어떤 권력에도 휘둘리지 않고 소신있게 정의를 구현하는 자랑스러운 검사로 한국인으로 오래도록 건승하기를 바란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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