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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한 너에게
우쥔 지음, 이지수 옮김 / 오월구일 / 2019년 8월
평점 :
나에게 이런 아버지가 있었더라면 내 삶은 좀 덜 고단하고 좀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신의 섭리인지도 모른다.
선택을 할 수있다면 찌질한 부모란 존재하지 않을테니까.
암튼 이 책의 저자는 어려운 시대에 태어나 가난한 부모밑에서 어렵게 컸지만 노력하나로 중국 명문대인 칭화대를 졸업하고 컴퓨터 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로 성공한 사람이다. 아마 우리나라의 386세대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그런 그가 자신의 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모아 출간한 이 책을 보노라니 그의 성공은 절대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과 섬세함, 삶을 대하는 태도가 그를 성공의 길로 이끌었을 뿐만 아니라
그런 자신감이 자신의 딸들에게 이런 편지들을 쓸 수 있게 했다고 생각한다.

그저 권위적인 가르침이나 잔소리가 아닌 인생선배로서의 간절한 가르침이 가득 담겨있다.
부모와 떨어져 멀리 떠나 공부하는 딸에게 걱정을 하면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가르침이 담긴 편지를 받는 딸이 몇이나 될까. 그런 점에서 저자의 두 딸이 너무 부럽기만 하다.

이제는 세상을 떠난 영국의 전 수상 마거릿 대처의 가르침은 살아보니 정말 그렇다는 것을 알게된다.
아무도 들여다볼 수 없는 생각조차 조심하라는 말은 그것이 바로 말이 되고 행동이 되고 습관이 되면서 결국 운명이 된다는 것을 살아본 사람들은 알기 때문이다. 그러니 생각부터 조심하라고 말하는 아버지의 당부를 딸들은 잘 알아들었을까.

자식이 어느 정도 자라면 둥지를 떠나야 하는 새처럼 세상밖으로 내보내야 한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 자식은 늘 어린 것 같은 마음에 이런 결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세상밖으로 나가야 한다면 더 배울 곳이 많은 곳으로 향하라는 말에 공감하게 된다. 맹모삼천재교처럼 환경이 운명을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특히 독일의 국민성을 많이 배우라고 조언한다. 비록 전쟁을 일으킨 전범국이긴
하지만 그들의 철저함만큼은 배울점이 많음을 조언하고 있다. 독일은 지금도 피해국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일본은 분명 어떤 점에서 우리보다 우월하지만 결코 존경을 받을 수 없음을 다시 느끼게 된다.
저자 자신도 성공한 사람이고 자식들도 성공한 삶을 살기 바라지만 무엇보다 좋은 사람이 되라는 조언에서
저자의 인간됨과 깊이를 알 수 있다. 성공지상주의의 세상에서 부모들이 깨달아야 하는 점이 아닐까.
성공의 기준은 나름 다를 수 있지만 그 성공이 꼭 삶을 행복을 보장하는 것이 아님은 긴 여정을 살아본 사람이 아니라면 조언할 수 없는 말이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주변사람들과 소통이 어려울 때, 돈을 어떻게 벌고 써야하는지와 투자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하는지까지 정말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부분에 대해 이렇게 조언해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게 저자의 박학다식함과 다정함에 존경의 마음이 생긴다.
나는 과연 내 아이들에게 편지를 쓴 적이 있기나 한가? 아무 한 두통 정도 썼을지도 모른다.
나 자신이 내 삶에 그다지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에 당당하게 이런 편지를 쓰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이런 편지를 쓸 수 있을만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온 것과 자식들에게 이런 편지로 큰 힘을 불어넣을 수
있는 모범적인 모습에 잠시 내 삶을 돌아보게 된다.
비록 나는 아이들에게 편지를 쓰지 못했지만 저자의 이 편지를 슬며시 내 아이들에게 건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