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간 - 부와 권력을 지배하는 인공지능의 보이지 않는 공포가 온다
해나 프라이 지음, 김정아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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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면 로봇이 손을 들어 '안녕, 인간'하고 말을 건네는 장면이 떠오른다.

실제 이 책은 로봇-이른바 AI, 인공지능의 모든 것-이 이 시대를 어떻게 지배하고 있고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를 보여준다.

 

 

 

 

이 책에 가장 큰 주제어는 '알고리즘'이다. 저자도 말했지만 '알고리즘'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 명령어들의 집합을 말한다.

인류가 진화하면서 더불어 함께 진화한 인공지능의 수준은 어마어마하다.

가까운 예로 도시 근방에 공장을 가보면 사람의 그림자는 거의 보이지 않고 기계가 모든 일을

대신하는 광경을 보게 된다. 고작 그 기계의 동작을 지시하는 컴퓨터를 조정하는 몇 사람만이

보일 뿐이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당연히 경비가 많이 들어가는 인력대신 기계의 힘을 이용할 것이다.

하지만 보수적인 인간인 나로서는 기계가, AI가 점차 인간의 영역을 들어오는 일이 두렵기만 하다.

 

 

 

 

이 책을 읽다보면 1949년 발간된 조지 오웰의 '1984'가 떠오른다. 빅 브라더가 모든 것을 감시하는 세상을 그린 이 작품을 썼던 조지 오웰은 지금 이 시대에 인공지능이 '빅 브라더'가 되어 세상을 잠식해 나가는 것을 이미 상상했던 것일까.

이제 인류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자신의 관한 모든 정보를 해킹당하고 있다.

어떨 때는 스스로 정보를 넘기는 행동을 아무 위험없이 저지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알게 모르게 디지털 세상에 퍼진 내 정보를 보면 정작 당사자인 나조차 놀라운 정보가 수두룩하다.  카드를 사용하니 당연히 경제적인 수준정도는 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떤 분야에 어떤 횟수로 쇼핑을 하고 종교, 정치성향, 도박이나 약물을 하는지 성적취향은 어떤지까지 유추해낼 수 있다니 놀라움을 넘어서 충격에 이르게 된다.

 

 

 

 

 

이런 알고리즘의 세상에서는 수많은 통계들이 집약되고 미래를 내다보는 지표를 추출해내기도 한다.

나이 지긋한 수녀님이 오래전 제출했던 글에서 나중에 치매에 걸릴 확률까지 짚어낼 수 있었다니

정말 믿기 힘든 사실이다. 물론 이런 통계들은 미래의 어떤 질병이 올 것인지를 예측해 건강한

삶을 위한 정보로 쓰일 것이다. 하지만 마치 CCTV가 촘촘히 설치된 집안에서 생활하는 듯한 공포감은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이 알고리즘이 바람직하게 쓰이고 있는 범죄현장의 이야기를 보면 안심이 되기도 한다.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연쇄강간사건을 해결해낸 것은 역시 노련한 경찰이 추출해낸 알고리즘 덕분이었다. 강력범죄일 수록 오히려 사건현장 근처에 살 가능성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범인이 접근하기는 용이한 지역을 추출해서 결국 범인을 잡았던 실제 사건을 보면 범인이 아무리 노력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해도 결국 자신도 모르게 흘린 알고리즘 때문에 완전범죄를 이루지 못했다. 이런 점은 인공지능시대의 알고리즘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범죄수사에서 흔히 사용되는 안면인식 알고리즘이 어떤 오류를 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에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실제 중국에서는 이 안면인식 알고리즘을 공공장소에서 활용해서 수많은 범죄자를 체포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또 다른 사례처럼 인간은 의외로

자신과 닮은 사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리즘이 캐치핼 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을까.

 

물론 언젠가는 지금까지 진행해온 속도보다 더 어마어마한 속도로 현재 알고리즘들이 해결해내지 못하는 오류들이 개선되고 인간의 삶에 더 깊숙하게 파고 들 것임을 안다.

핸드폰도 없고 인터넷도 되지 않는 오지나 섬에 들어가 원시인처럼 살지 않는 한 또 다른 '빅 브라더'에 의해 우리의 삶이 지배되고 심지어 조정당하는 미래가 이미 시작되었다.

과연 이 무지막지한 지배자들 뛰어넘어 인류가 가장 인간다운 삶을 사는 지혜는 무엇인지 그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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