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마을에 볼일이 있습니다 - 무심한 소설가의 여행법
가쿠타 미츠요 지음, 박선형 옮김 / 샘터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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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이란 작품으로 2012년 시바타 렌자부로상을 수상하는 등 수상경력이 화려한

일본의 작가 가쿠타 미쓰요의 여행일기를 보니 섬에 갇혀 사는 신세가 한탄스럽기만 하다.

일본도 섬은 섬인데 이렇게 마음만 먹으면 이곳 저곳 다닐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것도

큰 복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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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란 가기 전부터 설렘이 시작되고 도착하고 다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은 늘 호기심과

기대로 가득하게 된다. 물론 좋지 않은 추억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떠나보지 않고는, 가보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수많은 감정들과 만나게 된다. 그런 점에서 그녀의 여정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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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 수 있는 한 한 번 가본 곳이 다시 찾지 않는 편이라는 작가였지만 어떤 곳은 몇 십년이 지나

다시 방문하게 되고 너무나 변한 모습에 다소 기대가 꺾이는 모습은 세월무상을 느끼게 한다.

나도 변하고 세상도 변하고 그게 시간의 힘이 아닐까. 그래서 가끔 나는 사람이나 장소도 오래전

기억속에 가두는 것을 더 좋아하는 편이다. 나 역시 그 기억속에 가둬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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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에서만 산다는 반딧불이도 지금은 관광객이 넘쳐 사라졌을 것이란 염려는 안타깝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던 오지에도 이제는 번화가가 되어간다는 것은 지구가 한 마을이 되어

간다는 뜻일 것이다. 오래전 기억속에 깨끗했던 바다가 더 이상 깨끗하지 않았다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던 보라카이 해변의 폐쇄가 떠오른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곳들은 여지없이 탁해지고 상처가 남는다. 그 만큼 인간들은 이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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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살고 싶어지는 홍콩에 가는 일이 행복하고 지인들과 나누는 차 한잔, 그리고 우연히 만난

여행객들과 다시 인연이 이어지는 시간들은 여행의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오랜 시간 여행을 즐길만큼 건강한 이유는 달리기에 있지 않을까 싶을만큼 달리기를 즐기는

스포츠맨의 정신을 가진 작가이니 아주 오래 여행을 즐기리라 예측해본다.

나도 언젠가 더 나이가 들기전에 아이들과 배낭여행을 떠나보는 것이 소원이다.

가능하다면 닿은 도시에서 한 달쯤 살아보고 싶어진다.

그 꿈이 언제 이루어질지 알 수 없지만 이미 누군가가 닿았던 마을의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런 시간들도 소중하게 다가와서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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