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사람이다 - 지리산 이야기
정영혁 지음 / 아마존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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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 지나온 삶의 궤적을 무게를 단다면 얼마나 나올 수 있을까. 열심히 성실하게

잘 살아온 사람이라면 어떤 저울로도 잴 수없는 무게가 담겨있을 것 같다.

모두가 어렵고 가난했던 시절 용산 근처 어디쯤에서 신문배달을 하고 시장에서 리어카로

배달을 하던 소년은 야간 상업고등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 졸업을 하고 대학까지

진학하여 신한은행맨이 되었다.

여기까지의 여정은 나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다. 이태원 언저리에서 낳고 자란 내가

어렵게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인이 될 때까지 아마 이 소년과 몇 번쯤 용산 어디쯤에서

부딪혔을지도 모른다. 후에 은행 어디 지점에서도 만날 수 도 있는 내가 지나온 길에

그가 있었다고 생각하니 만난 기억이 없음에도 친숙한 느낌이 든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더니 기어이 지리산 자락에 터를 잡고 지리산 사람이

되어 또 열심히 살아가고 있단다. 지리산의 청정함에 선한 사람의 기기 더해져서 지리산에 오르는 사람들에게 행복감을 주는 삶을 살고 있어 많이 부럽다.

 

 

 

 

 

산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고작 북한산이나 청계산 정도를 오른 나로서는 지리산 종주는 꿈도 못꿀

일이긴하다. 하지만 7순 8순이 된 어르신들이 지리산을 씩씩하게 올랐다는 내용에 조금 용기를

가져볼까 생각중이다. 환갑 기념으로 한번 올라봐?

 

 

 

 

 

산을 좋아하는 사람중에 악인은 없다더니 이 금융맨은 제자리를 잘 찾아 들어가 남은 시간을 제대로 잘 활용하고 있는 것 같다. 지리산 행복학교에서 만났던 시인과 가수도 만나고 보니 더욱 가까운 곳처럼 느껴진다. 언젠가 '노고단 게스트하우스'에서 막걸리 한 잔하는 날이 올 것이란 예감이 팍팍 든다.

 

 

 

 

 

지리산을 자신의 뜰로 여기고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흐믓해진다.

더구나 그가 추천해준 맛집이며 명소들은 아예 내 기억속에 팍팍 저장해 두었다.

 

 

 

산에 기대어 함께 산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나 행복할까. 읽는내내 그 행복감이 전해지는 것 같이 생생하다. 책을 읽다 우연히 TV속 화면을 보니 저자가 소개해준 부채의 명인 '김주용'씨가 마침 등장했다.

이건 또 무슨 인연이라니. 대나무를 잘라 가지런하게 고르는 모습이며 살을 부치는 어머니의 모습까지 장인 정신이 빛난다. '치마바람부채'는 꼭 사고 싶은 선물이 되었다.

혹시 외국이라도 나간다면 강추하고 싶은 부채다. 요즘 이 치마바람부채 덕분에 조금씩 이윤을 얻고 있다니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지리산은 어머니 같은 산이라고 들었다. 노고단까지던가 차로 오를 수 있는 곳까지 한 번 간 적이

있긴 하지만 지리산의 속살을 제대로 보고 온 적이 없어 언젠가 그 품에 안기고 싶다는 열망이 생긴다.

지금 지리산 품에 안겨 행복한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섬살이로 묶여있던 역마살의 본능이 자꾸 꿈틀거린다.

잘 살아오신 것 같아 멀리서도 흐믓했습니다. 남은 시간속에 저와의 만남도 있을지 기대하면서

응원의 말씀 보냅니다. 여긴 거문도라는 섬입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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