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 - 버럭엄마의 독박육아 일기
이미선 지음 / 믹스커피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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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무직이다? NO NO 무급이지만 무직은 아니지. 그래서 더 억울하다.

가부장 사회에서 낳고 자란 우리나라사람들은 경제활동은 당연히 남자가 해야하고

가사는 완전 여자가 담당해야 한다는 의식이 깔려있다. 시대가 변하면 의식도 변해야 하는데

의식은 쬐끔 변하고 만 것 같다. 최근 남자들의 결혼 조건에 여자도 맞벌이를 하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통계도 있다. 그렇다면 이제 여자는 돈도 벌어야 하고 가사도 해야 하고 아이도 낳아야

하고 육아도 해야한다는 뜻이다. 오히려 과거가 더 편했을지도 모른다는 결론이다.

 

 

 

 

 

엊그제 인기있는 TV프로그램 '안녕하세요'에 반항적인데다 막말을 일삼는 십대 아들과 이해심이

없다는 엄마가 나왔다. 물론 그 엄마도 10달 품어 아들을 낳고 소중하게 키웠을 것이다.

서로의 간극을 좁히는 과정에서 그 엄마가 말한다. '나도 엄마가 처음이라~'

나 역시 아들을 키우면서 많이 힘들었다. 다행스럽게 육아와 가사를 친정엄마가 많이 도와주셨지만 대부분의 요즘 엄마들은 결혼전 가사일도 거의 해보지 않은 채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육아아 돌입한다.

그러다보니 더 힘들다. 내가 어려서는 다섯 남매는 흔했었고 큰 아이가 동생들을 돌보는게 당연했다.  물론 그 시대의 엄마들도 다들 힘들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미처 우울증을 느낄 겨를없이 그렇게들 살았었다.

 

 

 

 

결혼전에는 아이를 넷 정도는 낳겠다고 다짐했던 여자가 이제 아들, 딸 하나를 두고 가끔 엄마도 퇴근하고 싶다고 백기를 들고 말았다. 아이를 임신하고 낳는 과정도 쉽지않고 모유가 되었든 분유가 되었든 두 세시간 간격으로 일어나 먹이고 목욕시키고 하다보면 잠은 늘 부족하다.

 

 

 

 

 

날씬했던 몸매는 둥글둥글 풍만해지고 여기저기 안 쑤시는 곳이 없다.

산후조리원의 비용도 걱정이고 첫째를 홀로 두기 안스러워 집에서 조리를 하다보니 편히 쉬지를 못해 후유증을 얻었다는 얘기에 안스러운 마음이 든다.

주변에서 셋째를 낳고 몸조리를 잘하면 된다고들 하지만 이 글을 읽다보면 절대 셋 째는 안 낳을 것 같다.

 

 

 

두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겪었던 수많은 시행착오와 분노장애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늘 화만내고

있는 자신을 되돌아보며 우울증과 후회로 살아왔던 일기들이 정말 가슴에 와 닿는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존경하고 있다.

 

 

 

아이는 낳았지만 엄마는 되기 힘들다는 자조섞인 고백들이 어찌나 공감이 되는지 내 얘기를

이 양반이 썼구나 싶었다. 아이 이름을 짓는 문제며 장난감을 너무 많이 사주는 부모님들의

얘기까지 독박육아에 가사노동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엄마의 애환이 안쓰러우면서도

웃음짓게 한다. 무릅나온 바지에 감지 못한 머리를 질끈 묶고 여기저기 동동거리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내 딸아이가 저런 길을 가야하나 한숨도 나온다.

 

 

그래도 이렇게 글로 풀 수 있으니 다행이다. 이제 목걸이도 하고 귀걸이도 하고 화장도 하고

우아하게 홈웨어도 입을 미래를 그려보면서 지금 이 시간을 잘 견디길 빈다.

정말 현실 공감200% 전쟁같은 육아의 현장을 전달하는 종군기자의 경험담이었다.

아마 많은 엄마들이 다들 자기 얘기라고 공감하고 응원을 전하지 않을까.

제발 애들 키우기 좋은 나라가 되어 많은 여자들이 육아에 덜 피곤한 날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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