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
진고로호 지음 / 꼼지락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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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세대들을 보면 참 용감하다고 생각한다. 연애는 필수지만 결혼은 선택이고

결혼했다고 해서 꼭 아이를 낳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자유롭게 '딩크족'을 선택한 사람들을 보면 참 대단하구나 싶다. 아이가 주는 행복을

과감히 포기하고 자신의 삶에 자유를 부여하다니.

 

 

한 때 요즘엔 공시라고 불리는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지방행정직 공무원이었던 여자가 자발적으로

퇴직을 하고 고양이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니 이건 용기일까 만용일까.

굳이 고양이를 키워야 하는 이유만이라면 직업을 포기할 이유로는 좀 과하다 싶다.

하지만 일을 하는 동안 행복하지 않았고 자유로운 삶을 꿈꿨다면 그 포기가 족쇄를 끊는 이유로

충분해보인다. 하지만 누구든 직장, 직업을 행복해서 선택하고 다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첫 결혼에서는 아이를 원하는 남편 때문에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처음에는 자발적 '딩크족'은 아니었던

셈이다. 요즘엔 어떤 이유에선지 아이를 낳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낳아도 제대로 키우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육아는 행복이라기 보다 고통일 수도 있다.

결국 이혼을 하고 고양이로 충분하다는 지금의 남편을 만나 소원대로 고양이 다섯 마리를 키우며 살고 있단다.

자신과 그 길을 함께 해준 배우자가 행복하면 그만이지 않을까. 누구 눈치도 없이.

 

 

다음 생은 맹꽁이가 되고 싶다는 남편도 참 특이한 사람이긴 하다. 별 예쁘지도 않은 맹꽁이라니.

둘이 참 많이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맹꽁이가 되었든 개구리가 되었든 다음생에도 함께 하고

싶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지금 생이 너무 충만하다는 뜻일테니.

 

 

고양이가 되었든 강아지가 되었든 모든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무지개 다리를

건너게 될 미래를 걱정한다. 그리고 그 일이 일어나면 심한 마음의 고통때문에 다시는 키우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나 역시 우리 강아지들이 하늘나라로 떠나고 나면 다시는 동물을 키우지

않을 생각이다. 역시 진고로호도 이런 두려움이 없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지금 이순간에 감사하면서 다가올 이별을 두려워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이 세상 모든 만남은 선물이고 감사하다는 생각은 나도 배우고 싶어진다.

"어머 결혼했는데 왜 아이가 없어요? 일부러 안 낳기로 한건가요?"

나 역시 이런 질문을 아무 생각없이 던진 적이 있었다. 그 질문이 얼마나 큰 비수가 되었을지

후회스럽다. 정말 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로만 충만한 삶이 이루어지길 멀리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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