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머리가 꽤 좋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는 학력이 이를
증명하기도 하고 몇 권의 공부책을 내긴 했지만 에세이집은 처음이라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체험하는'사람이어서 더 각별한 수재처럼 다가왔다.
법대를 가는 목적은 대개 비슷하다. 아마도 법조인이 되기 위해 사시를 준비했던 것 같은데
정작 '법' 그 자체에 대한 공부는 별로였던가보다.
그래도 뜬금없이 1년 남짓 카페를 경영해보기도 하고 독서교육회사에 들어가 제법 인정도
받았던 사회인이었던 그가 지금 제일 잘하고 있는 건 글을 쓰는 일인 것 같다.
공부의 정석이 뭔지는 최선을 다해 공부해보지 않은 나로서는 잘 모르겠지만 저자가 그동안 쓴 저서에 보면 꽤 많은 팁들이 있었던 것 같다. 대개 이런 책들의 특징은 정상을 향해 어떤 길을 택해서 가야하는 문제와 힘이나 시간의 배분같은 정보들이 들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그냥 공부만 잘하는 사람과는 분명 다른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이란 믿음이다.
머리만 좋다고, 성적표에 나온 숫자가 월등해서의 수재가 아니라 세상을 보는 눈이 다른 수재의 글은 많은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고 그냥 스쳐가는 글로 떠다니지는 않았을 것이라 믿는다.
바쁜 한국인들, 최근 법정 근로시간에 대해 엄격한 잣대가 매겨지고 그로 인한 어려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들었다. 지금 대한민국이 이곳에 이르기까지 우리 국민의 엄청난 노동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알지만 이제 좀 살만해졌음에도 늘 쫓기듯 생활하는 것은 반도국가 국민의 기질때문이 아닐까.
어쨌든 다행인 것은 최근 워라벨이니 힐링이니 하는 단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제 좀 쉬엄쉬엄 해도 된다는 걸 알아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여전히 시간이 없어서 뭔가를 못한다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은 저자의 말처럼 시간이 있어도 못하는 것이 맞다.
수많은 일을 하면서도 굉장한 창작열을 불태운 움베르토 에코의 말처럼 세상엔 틈이 많다.
그저 뻔한 자기계발서가 아니어서 맘에 쏙 든다. 실패도 실수도 겪은 저자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정상으로 향하는-여기서의 정상은 사회적인 성공만이 아니라 성취욕내지는 행복함-길들이
멀리 있지 않다는 걸 스스로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꿈이 무엇인가' 에 대한 숙제에 대한 해답이 명쾌해서 좋다.
누구나 꿈을 꿀 수는 있지만 누구나 꿈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 더 좋다.
가다 보면 꿈이 생길 수도 있고 더 오르고 싶은 길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해답인가.
꿈과 이상을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모든 정의를 깨 부술만큼 그의 살아온 족적들이 당당해서 얼마든 닮고 싶어진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번민중인 딸아이의 손에 슬쩍 쥐어주고 싶은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