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법적인 성년의 나이가 되면 어른이 되는걸까?
아님 결혼을 한다거나 아이를 낳으면 어른이 된다는 걸까?
어떤 의미로든 어른이 되어 생각해보니 이런 정의로 어른을 규정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숫자로도 사회적인 위치로도 규정되지 못하는 '어른'의 진정한 의미부터 알고 싶어진다.
일단 이 책은 진정한 어른의 의미를 다룬다기 보다 '어른'이라고 인정되어진 사람들이 사실은
얼마나 많은 미숙함으로 상처받고 고통속에 있는지를 먼저 보여준다.
하지만 정작 그 미숙함에 허우적대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그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데
문제가 있다고.
독자들에게 값진 치유의 책을 선물했던 저자가 사실은 파킨슨병을 앓고 있다는 사실도 이번에 알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시 책을 쓸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마음의 병으로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으로 가는 길을 열어주고 싶어서라고 고백한다.
정신의학을 전공한 전문의로서 그녀의 눈에 들어오는 고통에 빠진 사람들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던 것 같다. 완벽한
치유가 되지 않는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최근에 조현병 환자들이 일으킨 여러가지 심각한 사건들 때문에 왜 이런 정신병을 앓는 사람들이
많아졌는지 의아해하고 있었다. 왜 그들은 마음이 아픈 것일까.
의학적으로 뇌의 구조에 문제가 생겨서일 수도 있고 마음속에 쌓인 조울증 때문일 수도 있다.
물질의 풍요가 넘치는 요즘에 도대체 왜 그런 마음의 병들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는지 알고 싶어진다. 어린시절
버림받았거나 사랑받지 못한 사람들. 그리고 타고난 성격탓에 누군가와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들. 마음의 상처와 고통의 원인들이 너무
다양해서 헤아릴 수가 없을 지경이다.
아프긴 한데 원인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혹은 원인은 알지만 치유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슬며시 손을 건넨다. 자신의 손을 잡고 희망으로 걸어나오라고.
정말 어른이 되면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고 멋진 일상들이 펼쳐질 것이라고 기대했었다.
하지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 많은 짐을 지고 더 많은 것들을 참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되면서
어른이 된다는 일이 많이 시시해졌다.
울지 말라고 울면 바보라고, 어른이면 울면 안된다고 배웠던 어른들에게 시원하게 울어야 치유가
된다고 알려주는 이 책이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경제적으로 여유있고 따뜻한 부모님을 선택해서 태어나지 못한 것은 우리 책임이 아니다.
차가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상처를 받은 것도 내 탓이 아니다.
하지만 그 어둠과 고통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불행한 것은 바로 '내 탓'이라는 말이 가슴을 때린다.
이제라도 그 '탓'에서 벗어나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을 걸어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