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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 블러드 - 테라노스의 비밀과 거짓말
존 캐리루 지음, 박아린 옮김 / 와이즈베리 / 2019년 4월
평점 :
범 세계적인 사기극이 발생했다. 더구나 그 사기꾼은 미모의
여성이었다.
깊고 푸른 눈은 상대방을 빨아들일 것처럼 아름다웠고 군주처럼
압도되었다.
그런 그녀의 사기극은 어떤 것이었을까.
기회의 땅 실리콘밸리에서 불과 열 아홉의 나이로 바이오스타트업 테라노스를 창업한
엘리자베스 홈즈.
테라노스의 홈즈는 피 몇방울만 있으면 260여개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메디칼
키트 '에디슨'을
개발했다고 주장했다. 암의 정복이 눈앞이라는 최근의 의학사에서도 획기적인 발명이
아닐 수 없었다.
600만달러로 시작한 테라노스의 기업가치는 수십억달러에 이르렀고 엘리자베스는
어린시절의 꿈이라고 말했던 억만장자가 되었다.
명망있는 조상을 둔 공직자 집안의 맏딸로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스탠퍼드대
화학과를 입학한 홈즈는 아버지의 근무지였던 중국에서 중국어를 익혔고 이 언어능력으로 싱가포르의
게놈연구소에서 인턴으로 근무한다. 이 곳에서 사스의 원인균인 코로나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연구를 하게되었고
이때 쌓은 실적으로 2003년 약물전달패치에 관한 첫 특허를 출원하게 된다. 홈즈는
화학자로서 어느 정도 능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홈즈는 학교를 그만두고 '건강관리의 민주화'라는 목표를 담은 '리얼타임
큐어'라는 회사를 만든다.
이후 600만달러이 초기투자금으로 회사이름을 '테라노스'로 바꾸고 손쉽게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메디칼 키트 개발에 나서게 된다.
이 책의 제목을 보고 과연 '나쁜 피'라는 뜻이 왜 등장했을지를 검색해보았다.
그렇게 검색에 등장한 나쁜 개발자겸 사기꾼이 미모의 여성 엘리자베스라니. 그녀는 어려서부터 영특했고
야망이 있었다.
크면 뭐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억만장자'라고 답했다는 그녀. 대통령이 되기 보다
억만장자가 되어 대통령 남편을 갖게다는 대답에서 이미 그녀의 야망을 넘어선 무모함이 싹뜨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미 미국에서 저명한 정치가와 사업가, 투자자들이 그녀의 사기극에 들러리가
되었다. 그것도 거의 자청으로. 물론 엘리자베스의 키트는 멀지 않은 장래에 분명이
개발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엘리자베스는 그걸 알고 있었지만 교묘하게 투자자들을 속였다. 혈액을 판독하는
판독기는 완성품이 아니었음에도 버젓이 시연회에서 완벽한 제품인 것처럼 거짓 연출을
감행한다. 그녀의 캠프 부서원들도 그 점을 알고 있었다.
엘리자베스는 어쩌면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키트를 기어이 발명하게 될 것이라고
믿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때까지 필요한 투자금을 계속 끌어들이려 속임수도 마다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순전히 투자금에 욕심이 났다기보다는 자신의 허상이 언젠가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처음에는
그렇게 시작되었던 것 같았다. 거짓말을 포장하기 위해 또 다른 거짓말이 필요했던
것처럼 점차
엘리자베스의 거짓말은 눈덩이처럼 커져갔고 심지어 자신의 직원을을 협박하고
조종하기에 이른다.
이제 그녀의 사기극을
눈치 챈 직원들이 하나 둘 그녀를 떠나기 시작했고 언젠가 밝혀질 진실을 묻기 위해 엘리자베스는 범죄도 서슴치 않는다.
언젠가 분명 자신이 아니더라도 세상에 나올 '키트'가 아직은 때가 아님을 알았다면
엘리자베스는 멈춰야했다. 그녀의 사기극의 정점은 자신을 홍보하는데 기가막힌 능력이 발휘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스티브 잡스와 같은 혁신가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자신을 포장하는가 하면 오로지
일에만
매달리는 것 처럼 연기하거나 무대위에 배우처럼 보이는 법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의 이런 마법같은 연기들이 엄청난 사기극의 밑밥이 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꼬리는 결국 밟히고 만다. 늘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용했던 바로
언론에 의해.
2015년 경이이었다. 그럼에도 엘리자베스는 얼른 백기를 들지
않는다.
이제 언론들은 그녀의 사기극을 들춰냈고 수많은 소송이 이어졌다. 그리고 테라로스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이제 엘리자베스와 테라로스의 허상을 떠받들었던 책임은 누구인가를
따져야한다.
이 책을 쓰기 위해 존 캐리 루우는 수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했고 진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고도
한다. 그녀는 영특한 사기꾼이다. 어쩌면 간절했던 '키트'가 그녀에 의해
탄생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세상은 이제 그녀를 잊어가고 있다. 이 사기극은 분명 영화로 그녀를 다시
불러낼 것임을 안다. 그녀의 푸른 눈을 대신할 여배우는 누가 될 것인지 책을 덮으면서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