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루기 수업 - 혜안 스님의 삶을 바꾸는 명상 이야기
혜안 지음 / 싱긋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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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안'이라는 단어의 뜻을 보면 '모든 현상을 꿰뚫어 보는 눈'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흔히 '혜안'이 밝다는 표현을 하는데 오랜기간 공부하고 수행해서 얻어지는 진리의 눈이

밝아진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인 혜안스님의 법명이 이런 뜻이 담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을 찬찬히 읽다보니 내가 아는 그 단어의 뜻을 가진 스님이란 생각이 든다.

'열 길 물속을 알아도 한 길 사람속은 모른다'라는 속담은 마음 한 자락의 깊이가 얼마나

심오하고 계산하기 어려운 존재인지를 말해준다.

이 책은 바로 이 '마음'이란 존재를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우주 어디엔가 있다는 블랙홀처럼 '마음'이란 존재는 그 깊이와 속을 알 수 없다.

그 속에 담긴 희노애락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어서 비울 생각조차 먹지 않았던 것 같다.

쓰레기통에 담긴 오래된 쓰레기를 버리고 나면 얼마나 개운한지 알면서 마음 비우기는 결코

쉽지 않다고 단정하고 온갖 것을을 쌓아 놓고만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오늘도 나는 책상 앞 다이어리를 보면서 스케줄을 체크하고 어느 순서로 무슨 일을 할지를

고민한다. 들어올 수입과 나갈 지출액도 맞춰야 하고 늦지 않게 처리해야 할 일들로 머리속이

그득한 것만 같다. 내가 감당해야 할 용량은 어느만큼인지도 모른 채 그저 살다가는 그 순간까지

이런 번잡함과 긴장감을 전혀 놓지 못할 것만 같다. 현대인들 상당수가 나와 같지 않을까.

오래전 농사를 짓거나 가축을 키우는 일로 생계를 이어갔던 사람들은 그 날의 날씨와 먹을거리만

걱정하면 되었을지도 모를만큼 지금보다 확실히 삶이 단조로왔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빠르고 넘쳐서 미처 따라가기 벅착만큼 혼란스럽다.

이런 시대에 나만 뒤처질 수도 없으니 메모를 해가면서 쫒아가느라 하루가 버겁다.

 

 

 

책장을 넘기다보니 마치 산사에 와 있는 듯 고요함이 밀려든다.

스님이 들었다는 새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해보지는 못했지만 명상이 가져다주는 평화를 맛보는

것만 같아 행복해졌다. 언제 기회가 된다면 스님이 머무시는 선원을 찾아 명상에 빠져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풍요로운데 가난하고 넘치는데 모자라고 편한데 불안한 이 시대에 정말 '마음 다루기' 수업이

필요하다고 믿는다. 진정한 지혜라면 마음을 가볍고 평화롭게 한다는 말씀이 이토록 와 닿을 수가 없다. 지식은 넘치지만 지혜는 어렵다.

 

 

 

하루 단 5분만이라도 명상으로 마음을 정리하자는 스님의 말씀을 듣다보니 부처님이 전하시는

자애의 이로움이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지 알게 된다.

편안하게 잠이 들어본 적이 언제인지, 그리고 사람들을 경계하지 않고 진심으로 받아들여본 적이

언제인지 기억에 나지 않는다. 언제든 누구에게나 닥칠 죽음의 순간이 어떤 모습일지도 자신이

없다.

 

'지금 이 순간이 최선'이라는 말씀처럼 과거나 미래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만족하고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것이 바로 행복의 길에 이르는 최고의 길임을 명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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