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으니까 귀여워 - 어른을 위한 칭찬책
조제 지음 / 생각정거장 / 2018년 12월
평점 :
절판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 좀 여유가 생겨 주변을 돌아다보니 의외로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다. 갑자기 이런 사람들이 많아졌다기보다는 우리가 그동안 유심히

바라보지 못했기 때문에 몰랐던 것 같다. 스트레스나 우울증 같은 병들이 생명을 위협한다는

생각을 못했는데 살다보니 얼마든지 암보다 더 무서운 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울증도 유전적인 요인이 있다는 것을 우리 집안을 보면서 알게되었다. 오랫동안 술로 뭔가를

달래시다가 사고로 돌아가신 아버지도 돌이켜보니 우울증을 앓았던 것 같다.

당신은 돌아가실 때까지 그 병이 뭔지 몰랐을 것이다. 그후 남동생이나 여동생도 노력을 했지만

우울증을 앓으면서 고생을 참 많이 했었다. 이런 나 역시도 잠시만 마음을 놓으면 힘들어지곤

하는데 아무래도 유전적으로 우리 가족은 우울증에 잘 걸리는게 아닐까.

 

 

정신과 치료까지 받지만 자신이 갇힌 방의 문을 여는게 너무 힘든 저자는 어느 날 부터

자신을 칭찬하기 시작했다. 기가 막힌 처방법이었다.

아무도 자신에게 관심도 없고 자신도 자신에게 기대가 없는 것 같은 삶에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을 붙잡는 순간이었으리라.

 

 

 

 

어릴 적부터 사는게 몹시도 힘들었던 저자가 어른이 되어서도 살아남으려 애썼을 모습이

떠올라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막내 여동생의 모습이 자꾸 겹쳐졌다.

'너도 그렇게 힘들었니?'

마음이 쓰러지고 몸이 쓰러지고 그렇게 세상을 떠난 아이에게 내가 해줄 수 있었던 일들이

분명 있었을텐데.

 

 

 

문을 꼭꼭 걸어 잠그고 누구와도 만나고 싶지 않았던 날들이 지나고 어느 날 오랜만에 만난

K언니가 건넨 키티자석을 보고 눈물이 핑 돌았다는 장면에서 나도 코끝이 찡해졌다.

도와주고 싶은데 도와주지 못하는 지인의 마음이 전해졌다. 그렇게 자신이 사랑하는 후배가

좋아하는 키티자석이라도 모아서 전해주고 싶었던 그 마음이 너무 예뻐서.

사라지고 싶어도 다시 살아지고 싶었을 그 장면을 보니 절대 혼자가 아님을 깨달았으면 한다.

분명 누군가는 그대들을 지켜보며 어서 힘내고 세상에 나오라고 응원을 보내고 있음을.

 

짧지만 깊숙이 박히는 문장들을 보노라니 떠나간 사람들이 떠오른다.

사라졌지만 살아 있었다면 얼마나 귀여웠을까.

혹시라도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건네고 싶은 그림책이다.

'당신도 누군가에게 소중한 별이고 꽃이다. 분명 이 세상에 온 이유가 있음을 기억해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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