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프랑스 외인부대원 아내의 이야기
표정희 지음 / 더블:엔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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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외인부대는 1831년 육군 소속의 외국인 지원병으로 구성된 정규부대이다.

선발과정이 까다롭고 일정기간 복무를 하면 프랑스국적을 취득할 수도 있어 특히 신분상승을 위해 외인부대로 입대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이미지 때문에 차가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지만 프랑스국내뿐만 아니라 세계곳곳의 분쟁지역에서 활약하는 그들을 존경하는 시선도 있다고 한다. 프랑스국민이면 오히려 입대가 되지 않는다는 외인부대원들중에 한국인들이 있다는 건 조금 놀랍기도 하다. 군대가 의무인 국가에서 태어나 지긋지긋할 법도 하건만 많은 젊은이들이 지원하다니 분명 외인부대만의 매력이 있는 모양이다.

 

 

 

여대의 학생회장출신으로 제법 알만한 회사에서 일하던 한국 아가씨가 우연히 가게된 여행에서 한 남자를 만나 결혼을 한다. 문제는 이 남자가 세상 곳곳을 유람해야하는 외인부대원이라는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시작하고 중반을 넘어서기까지 난 이 남자가 프랑스인이라고 생각했다. 어디에도 한국인이라는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구의 시할머니가 어쩌고 인천공항에 시부모님이 마중나오셨다는 대목에서 '아 한국 남자였구나'했다. 그만큼 우리에게 외인부대는 낯설어서 더 그런 선입견을 가졌는지도 모르겠다.

 

 

 

프랑스인근부대에 배치되기도 하지만 주로 아프리카나 남미등지로 파견되는 경우가 많아서 국제이삿짐을 싸는게 일상인 아내의 고충은 얼마나 될까.

'미션'이라고 표현되는 출동이 빈번한데다 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함께 나가야 하는 의무대원인 남편을 둔 아내는 같이 살았던 시간보다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다.

'내가 이러려고 결혼을 했나'싶었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하필이면 역마살을 끼고 살아야 하는 외인부대원을 둔 아내로서 두 아이를 홀로 키워야하는 시간들이 힘들고 외로웠을 것이다.

한편으론 여행도 공짜로 하고 세상구경 실컷하니 좋기도 하겠다 싶지만 여행이 아닌 생활으로서의 이민자로서 고충은 이 책에서 충분히 느껴진다. 그나마 가까운 곳을 구경하는 정도의 호사라도 누려야 숨통이 트였을 것이다.

 

 

 

주로 분쟁지역으로 다니다보니 위험한 순간들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실제로 목숨을 잃은 부대원들도 있단다.

이런 상황을 받아들여야하는 아내는 한순간도 긴장을 늦출수가 없을 것 같다.

외인부대원의 월급이 실제로 많은 것도 아닌 것 같은데 나름 무슨 매력이 있어 고독한 선택을 한 것인지 궁금해진다. 특히 우주로켓발사기지가 있는 남미의 기아나에서의 3년은 내가 함께 하는 것처럼 생생하게 다가온다. 일단 온갖 벌레들이 난무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을 것 같다. 찌는 듯한 무더위에 모기에 이구아나라니.

읽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는다. 그럼에도 각국에서 모인 외인부대원들의 아내들이 모여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장면들이 흥미롭다.

사실 우리는 IT강국 대한민국안에 살아서 편리함을 잘 못 느끼지만 인터넷속도부터가 다르다.

특히 병원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정말 잘되어 있는 편이다. 당일에 방문해도 진료가 가능하고 병원비도 저렴한 편이다. 더구나 관공서의 대응시스템은 정말 다르다. 나처럼 성격 급한 사람은 이런 환경에서 속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을 우편으로 해야하고 즉각 답변이란게 없다.

'빨리빨리'에 익숙해진 대한민국 아가씨가 얼마나 속이 터졌을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사랑이 뭔지 외인부대원인 남편을 따라 이국의 낯선 환경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애잔하다.

혹시라도 외인부대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어디서든 대한민국 아줌마의 당당함을 잃지말고 멋지게 헤쳐나가길 멀리서 응원한다. 화이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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