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인간적인 하루들 - 미리 알아 좋을 것 없지만 늦게 알면 후회스러운 거의 모든 불행의 역사
마이클 파쿼 지음, 박인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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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겐가는 평범했던 하루가 누구에겐가는 처절하고 불행한 하루가 될 수도 있고 어쩌면 생의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인류가 지나온 시간중에 누구에겐가 좋은 의미이든 나쁜 의미이든 잊을 수 없는 하루에 대한 기록이다.

 

 

 

흔히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복중에 '죽음'도 있다. 평생 잘 사다가도 마지막 최후가 비참하거나 고통스런 경우가 많은데 고통없이 평화롭게 저세상으로 가는 것도 복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는 주로 비참하게 최후를 맞이한 인물들의 하루가 많이 담겨있다.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2세는 왕비와 그녀의 정부에 의해 폐위된 것도 모자라 1327년 9월 21일 버클리성에서 뜨거운 쇠로 성기에서 엉덩이까지 관통당해 살해되었다. 사실 이런 비참한 죽음들은 에드워드 2세뿐만아니라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많은 왕들의 죽음도 비슷했다.

어찌보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더 비침한 죽임을 당할 확률이 더 많을 것 같다. 많은 적들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잉글랜드의 윌리엄3세는 두더지가 파놓은 흙더미에 말이 걸려 넘어지면서 생긴 상처로 사망했다. 또한 자신이 맡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겠다고 결심한 변호사가 실제로 총상을 재현하다가 잘못된 격발로 죽음에 이른 경우도 있었다. 이 변호사는 링컨대통령이 아주 껄끄럽게 생각한 각료였다.

그렇다면 누구에겐가 가장 비참한 마지막날이 누구에겐가는 앓던 이가 빠진 것처럼 시원했던 하루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귀여운 여인''사관과 신사'의 리차드 기어는 인도를 방문했다가 마중나온 세티라는 여인과 입맞춤을 했다가 구속될뻔한 하루가 있었다. 죽음까지는 아니지만 망신스런 하루가 있었던 사람들은 너무도 많다.

나 역시 잊지 못할 하루를 떠올리면 지금도 얼굴이 화끈해진다. 신혼여행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부치던 중 스커트의 단추가 떨어지면서 흘러내려 속옷이 보일뻔했던 것이다. 아마 살짝 보였을 것이다.

얼른 추스려 올리기는 했지만 그냥 다 흘러내렸다면 공항의 그 넓은 곳에서 큰 망신을 당했을 것이다.

이 정도의 망신은 그냥 애교일 정도로 역사속에 기록될 만큼 망신스런 하루를 겪은 인물들에 대한 얘기는 재미있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다.

 

 

 

지금도 가장 많이 팔린다는 영원한 베스트셀러 '성서'의 잘못된 인쇄로 우스꽝스런 문구가 되어버린 경우도 있다. '간음하지 말지어다'가 '간음할지어다'라고 인쇄되었다니 은근히 곁눈질을 즐기던 신자들이 있었다면 쌍수를 들어 환영했을 것이다. 이 잘못 인쇄된 성서가 지금 남아있었다면 많은 돈으로 경매되었을텐데.

 

 

 

무덤에서 살아난 사람들의 이야기며 역대 대통령들의 실수담들이 너무나 재미있기도 하다.

아무리 권력이나 명예로 무장이 되었더라도 운명처럼 다가온 어느 하루때문에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기록된 역사를 들여다보니 나는 아직 끔찍할 정도의 하루가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아무 기억도 나지 않는 평범한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었는지 다시 깨달은 순간이었다.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록이다 보니 엄청 두꺼운 책이 되었지만 읽다보면 순식간에 읽혀지는 재미있는 옛날이야기책 같다.

 

 

*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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