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디테일 - 고객의 감각을 깨우는 아주 작은 차이에 대하여
생각노트 지음 / 북바이퍼블리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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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더 편안하게 여유있게 여행을 즐겼더라면 나도 도쿄의 디테일을 찾아냈을까?
오래전 분명 도쿄를 가긴 했는데 디즈니랜드에 갈 생각에 그만 이런 디테일들을 보지 못했다.
분명 당시에도 우리와는 다른 디테일들이 숨어있었을 것인데 말이다.


 


단순하게 직업탓만은 아닌 것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라면 스쳐지나는 가는 풍경들을 콕집어 낼 수 있는 능력말이다. 저자는 이런 능력을 '생각노트'에 정리하고 세상에 알리기 시작하더니 결국 자신만의 책까지 낼 수 있었다. 여행도 작업이 되는 능력! 그래서 그녀의 눈을 통한 도쿄의 모습이 신비롭다.


 


달걀을 깨뜨려서 세웠던 콜롬부스의 발상의 전환이 결국 아메리카를 발견한 것처럼 단순히
각티슈를 세로로 세우겠다는 아주 사소한 발상이 공간의 효율을 높힐 수 있었다니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사소함이 왜 내게는 닿지 않았을까.


노인인구가 우리보다 조금 더 많은 일본은 이런 사람들을 위한 디테일도 돋보인다.
하차벨을 아주 손쉬운 높이에 놓겠다는 생각이나 횡단보도의 신호를 조금 더 연장하는 벨을
설치한 것 같은 것은 일본인의 섬세함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어서 부럽기도 하다.
어려운 일들이 아니어서 더욱 그렇다.


패션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소품이라 사면서도 과이 신경쓰지 않았던 양말에게 마네킹은
또 어떻고. 일본답지 않은가. 아마 미국에서 이런 모습을 봤다면 쇼킹하게 와 닿았을 것이다.
도쿄였기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런 디테일을 창조한 사람이나 집어내는 사람 모두 대단하다.
참 그러고 보니 내 시선이나 생각은 너무 고루했고 창조적이지 못했다. 나도 할 수 있었을지 모르는데 말이다. 그래서 조금 부끄러웠고 부러웠고 따라쟁이가 되고 싶어진다.


 


강남에서 가장 노른자 땅이라는 곳을 도서관으로 오픈하고 책을 디스플레이 하겠다는 발상을
한 사람도 놀랍고 그걸 허락해준 누군가도 놀랍다. 그냥 임대만 해도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올텐데.
나같은 책꾼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처음에 반대하는 사람도 꽤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공간이 쇼핑몰에 뺏겼던 고객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공간이 되었다고 한다.
'별마당 도서관'에 모여든 사람들도 빛나는 별이 된 셈이다.

대체적으로 보면 10년 주기로 일본의 문화가 우리에게 전해진다고 생각했었다. 불과 10년전까지도.
하지만 이제는 거의 동시에 전파가 될 정도로 모든 것이 빨라진 시대에 살면서 우린 아직 그 디테일을 옮겨오지 못한 것이 너무도 많아서 오히려 기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요한 만큼 끊어쓰는 스티커나 포스트잇같은 것도 멋지고 앉은뱅이 공중전화도 기특하지 않은가.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이다. 이런 디테일들이 우리주변에 좀 더 많아지면 더 편리한 삶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아직 세상에 나오지 못한 숱한 디테일들을 찾아내는 능력이 내게도 있지 않을까.

놀라운 마음으로, 부러운 마음으로 한 장 한 장 소중하게 읽혀진 책이라 얼른 내 아이들에게
겠다는 조급함이 생긴다. 이걸 보고 새로운 디테일을 발견해낼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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