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의 집구석 내가 들어가나봐라
글쓰는 청소부 아지매와 모모남매 지음 / 베프북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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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집구석'인 사람들이 있다. 온기를 품어주는 따뜻한 곳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모여살아가야하는 한심한 곳을 표현한 것이다.
여기 상처투성이의 가족들이 '집구석'에서 살다가 점차 '집'이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누구든 행복하게 살고 싶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라서 고단한 삶을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이다.


58년생 엄마는 배봉지포장,전기부품 공장, 돼지사육, 간병인, 공공근로, 폐지수집등 안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고단한 삶을 살아온 여인이 있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돈을 벌러 간 곳에서 남자를
만나 일찍 가정을 꾸렸던 그녀는 책임감 없는 남편을 대신해서 아들과 딸을 키워냈고 이제는
새로운 사랑을 꿈꾸고 있다.
그녀의 딸인 모모는 아주 내성적인 성격으로 남들과 잘 지내지 못하는데다 왕따로 인한 폭식으로
뚱뚱해지고 지금도 오빠에게 용돈을 타서 쓸 정도로 독립과는 거리가 멀다.
신경성 두통으로 지금도 고생을 하고 있고 가장이 된 오빠를 많이 힘들게했지만 지금은 나름대로
독립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고생만 한 엄마와 사회부적응자 여동생을 둔 아들은 잔소리쟁이 엄마가 힘들었고 아직도 보살펴야
하는 여동생때문에 돈고생, 마음고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다가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희망을 보게
된다. 역시 책에는 길이 있다니까.



서로가 서로를 돌볼 겨를도 없이 살아온 세 가족이 이제는 서로를 돌아볼 줄 알게되고 이해하면서
이처럼 감동적인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글 쓰는 청소부 아지매'라는 타이틀을 달고 억척 아줌마는 글을 쓰게 되었고 아이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이는 멋진 엄마로 살아가고 있다.
서로가 너무 힘들어서 서로가 상처를 주는 것조차 모를 정도였는데 아들의 노력으로 이제는
서로의 글에 댓글을 달아주면서 소통의 길을 가고 있다니 정말 다행스럽다.

너무 일찍 결혼을 하면서 억척꾼으로 살아온 엄마의 글에는 다시 태어난다면 좋은 환경에서 공부도
잘하고 능력도 있는 여성으로 좋은 남자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소망을 담고 있다.
가보지 못한 세상에 대힌 꿈이 남아있는 가슴아픈 소망이다.
아들, 딸이 열심히 응원하고 있으니 좋은 인연을 꼭 만날 것 같다.



아빠의 부재로 인해 어린나이에 철이 들어야 했던 아들은 다행스럽게도 책을 만나게 되고
글을 쓰면서 지혜를 쌓아나갔다. 정말 멋진 만남이 아닌가.
상처 투성이의 엄마와 동생을 이끌어주면서 이제는 희망의 길로 접어들었으니 기특하기만 하다.
소망대로 좋은 여자를 만나 좋은 아빠로 살아가기를 기도하고 싶다.



엄마의 입장에서, 아들, 딸의 입장에서 쓴 글에 댓글을 달아주면서 소통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답다.
굉장한 문학적인 표현이 없더라도 지치고 힘든 길을 걸어온 진솔함이 보이고 서로가 감싸주는 과정이
솔직하게 그려져있어 '집구석'에 사는 많은 사람들이 읽어보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일단 제목부터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들인데다 내용도 감동스러워 첫 책은 성공작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고단한 길을 걸어온 사람이어서 그런지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이 가족을 마구 응원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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