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한 마야
멀린 페르손 지올리토 지음, 황소연 옮김 / 검은숲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미국의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총기난사사건은 전세계인들을 경악에 빠지게 했었다.
12명의 학생과 1명의 교사가 사망하고 범인 두명은스스로 목숨을 끊은 엽기적인 사건이었다.
그 후 교내 총기사건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총기 허가가 자유로운 미국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씁한 뒷맛을 남기곤 한다. 이 책의 무대는 스웨덴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사고의
범인으로 지목된 마야라는 열 여덟살의 여고생의 재판으로 시작된다.


그 사고에서 마야는 살아남았고 또 한명의 범인이었던 세바스티안의 모든 범죄를 조종한
범인으로 지목되어 교도소에 수감된 후 9 개월째 재판을 받는 중이었다.
스웨덴에서도 손꼽히는 재벌 클래스 퍼게만의 둘째 아들인 세바스티안은 누구라도 반할만한
미남이었지만 마약에 중독이 되어있었고 평소 자신을 경멸하던 아버지를 죽이고 마야와 함께
학교로 들어가 교사인 크리스터와 학생인 데니스, 어맨다가 사망하고 사미르는 중상을 입었지만
살아남았다. 세바스티안과 어맨다는 마야가 쏜 총에 의해 사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마야는 부자 엄마 아빠를 둔 행운을 스웨덴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변호사 샌더의 변호를 받는다. 과연 마야는 세바스티안을 조종해서 아버지를 죽게만들고 동급생들과 교사를
죽이게 만들었을까.


마야는 아직 죄가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였지만 언론과 사람들은 그녀가 극악무도한 범죄인이라고 단정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아무리 유명한 변호사라 하더라도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덫에 걸린 마야를 구할 수 있을까.
사실 이 소설의 거의 뒷부분에 이를 때 까지도 마야가 과연 세바스티안을 조종한 진짜범인인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는다. 다만 마야는 자신의 절친인 어맨다가 자신이 쏜 총에 죽었다는 사실에
스스로 죄인이라고 생각한다.
잘 생기고 부자인 세바스티안에 반해 연인이 된 마야는 세바스티안의 내면에 깊은 어둠을 있고
그 배경에는 그의 아버지가 있음을 알게된다. 마약으로 점점 피폐해지는 세바스티안과 헤어지려고 했지만 그의 자살소동으로 다시 그에게 돌아가고 만다.
그 사이에 마야를 좋아하던 사미르와 다시 관계를 갖게 되고 두 연인사이에서 고민을 하게 된다.
확실히 이런 장면들은 보수적인 시각으로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마약과 알콜이 넘치는 파티가 열리고 자식들이 자유스런 연애와 성을 즐겨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라니...내 시각이 너무 고루한 것일까.


마야는 세바스티안을 만나기 전에도 네 명의 남자친구가 있었고 자유스런 연애를 즐겼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야가 방종한 아이는 아니고 이 시대 스웨덴의 젊은이들의 모습인 것 같았다.
마야는 세바스티안과 어맨다의 죽음으로 깊은 슬픔과 후회의 시간들을 보내면서 어서 이 고통이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변호사 샌더는 마야를 신뢰했고 결국 그녀를 구해낸다.
재판이 진행될 수록 마야에 대한 의심은 점점 사그러든다. 그리고 살아남은 마야의 전 남자친구
사미르의 증언은 역전극의 단초가 된다.

소설이지만 임펙트가 대단한 스토리였다. 언제든지 현실로 나타날 수 있는 현대의 비극이랄까.
모든 것을 잃을 뻔했던 마야의 이야기와 스웨덴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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