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월간 샘터 2018년 11월호 월간 샘터
샘터편집부 / 샘터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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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라니 이제 겨우 두어달 남았다는 사실에 시간의 빠름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표지를 보니 어려서부터 좋아했던 '목마와 숙녀'의 싯구가 떠오릅니다.
'말을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과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소리만 울리고 가을로 떠나버린
목마'의 모습이 겹쳐지네요.


폭염이 어제인듯 했는데 가을도 없이 어느새 찬바람이 파고드는 변화가 놀랍습니다.
몇 달간 엄마의 뱃속에 머물다 떠나버린 아기를 그리며 웹툰을 연재한다는 배성태 작가의
그림에는 따뜻함과 사랑이 넘칩니다. 그래서 편안합니다. 눈여겨 봐야 할 작가네요.


'단장을 끊는 고통'이 어미 원숭이에서 비롯되었다니 아무리 동물이라해도 모정의 크기는
우리와 다르지 않는 듯 합니다. 더구나 스물 살 안팎의 수명을 넘어서 스물 여섯살이 된
할머니 원숭이가 아직도 새끼를 낳고 돌본다니 금슬이 좋다고 해야하나 대단합니다.
자신의 영양을 빼앗겨 말라가는 중에도 새끼를 품에서 떼어놓지 않겠다는 모정에 존경의
마음마저 듭니다. 하긴 금수만도 못한 사람이 많은 세상에서 살다보니 더욱 와닿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장기를 기증한다는 걸 꺼리는 문화가 있습니다. 저 역시 장기나 시신을 기증하겠다는 생각을 먹지 못했습니다. 혼이 떠나가버린 몸뚱이라도 소중하다고 생각되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대부분일텐데요.
간암으로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직업군인마저 그만두고 간을 나누어준 아들내미의 이야기에
코끝이 찡해집니다. 생명을 만들어준 부모이지만 이런 효심은 쉽지 않습니다. 내 아이들은?
참 이런 비교는 하면 안되는데 말입니다. 너무 기특한 아들이라 남의 아들이지만 안아주고 싶네요.


할아버지와 어머니에 이어 삼대째 생선가게를 이어가는 젊은이의 이야기는 많은 걸 생각하게 됩니다.
백조들이 넘치는 시절이니 창업을 하겠다는 젊은이들도 많고 여러 알바로 연명하는 젊은이들도
넘치는 시절에 그나마 가업을 이을 수 있어 다행이다 싶다가도 노동과 다름없는 일을 하겠다는
기특함도 예쁩니다. 이제 어른들이 다 떠나가면 채워지지 않을 공간들이 어디 한 둘이겠습니까.
저런 젊은이들이 있어야 세상이 또 돌아가지 않을까요. 실향민이셨던 부모님을 떠올리게 되어서
그런지 '황해수산'이라고 고향의 이름을 붙인 수많은 실향민들의 아픔도 떠오릅니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들 합니다. 책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따로 계절이 있을까 싶지만
올 여름처럼 폭염으로 지칠 때는 정말 활자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음을 느꼈습니다.
찬바람 솔솔 부는 요즘 책 읽기 정말 좋습니다.
책 축제에 대한 정보도 올라와 있네요. 정말 꼭 가보고 싶은 축제인데 너무 먼곳들이라
아쉽습니다.  이 가을 우선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떠나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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