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식을 가진 부모님 손에서 자란 스님은 왜 끊임없이 죽음을
떠올려야만 했을까.
슬픈 가족사를 지닌 내가 생각하기에는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것도 또 다른 삶의
방법일텐데
남은 사람들은 평생 주홍글씨처럼 아픔을 새기고 살아간다. 떠난 사람은 말도
없는데.
오히려 자살은 남은 사람들의 숙제이고 고통일 뿐이라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삶이든, 죽음이든 어쨌든 생은 기쁨보다는 고통이 많고 고단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럼에도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살 수밖에 없다고 결심하고 스스로 다독이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제 반 이상 살고 보니 스스로 선택하는 삶의 방법들이 어쩌면 운명속에 각인된
문신같다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그래서 때때로 우울하고 힘들때 지나가는 바람이라고 스스로 위안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