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마음 편히 살고 싶어 - 마음속 때를 벗기는 마음 클리닝 에세이
가오리.유카리 지음, 박선형 옮김, 하라다 스스무 감수 / 북폴리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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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라고 파스칼은 말했다.  인간은 '생각'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불교에서는 '무념무상'의 상태를 해탈의 경지로 보기도 하지만 생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고요한 상태를 이룬다는 뜻이라고 한다.
여하튼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간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것일까. 불가능하니가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제목을 정한 것인 듯싶다.

 


오래전 청소부가 쓴 책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적이 있었다.
역시 거리를 청소하면서 마음까지 정리하는 경지에 이른 사람의 글이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어내었듯이 이 책 역시 오랫동안 '구두닦이'를 했던 사람의 이야기다.
'구두 닦는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구두닦는 사람에게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고 한다.
친구나 지인에게 할 수 없는 이야기를 털어놓고 싶을 때 오히려 잘 모르는 사람이라 더 편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누구나 마음속에 고인 이야기들이 있다. 꾹꾹 눌러 담아서 터지기 일보직전까지 갈 정도로
쌓아놓기만 했던 이야기들을 누군가에게 조금이라도 덜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속이 시원할까.
그렇다고 아무에게나 덜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을만큼 준비가
되었다거나 마음의 그릇이 넓어서 편한 사람에게만 가능한 이야기다.
마치 '모모'에게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건네었던 것처럼 말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은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안다.  아마도 이 구두닦는 아저씨는 마음의 그릇이 넉넉했던 모양이다.


이런 그에게도 좌절의 순간이 있었다고 한다.  할아버지가 읽으셨던 책에서 이 구절을 발견한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고나 할까.
'자신이 만들어낸 착각에 지배당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 이렇게 괴로워하는 것이다.'
손님의 요구에 완벽하게 응대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혼자 제멋대로 생각하고 스스로 속박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정말 그런 순간들이 있다. 혹시 내가 뭘 잘못한 것이 아닐까, 상대가 나를 이상하게 보지는 않을까...
했던 일들이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순간말이다.
상대의 반응을 너무 의식하는 소심함일수도 있고 자존감이 낮아서일 수도 있다.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 늘 이기적으로 나만 생각하며 살 수는 없지만 남을 너무 의식해서
의기소침할 필요도 없는데 말이다.


뭐든 마음먹기 달렸다는 말이 정답이다.
어떤 이유로 고통받고 있다면 외적인 환경보다 그것을 판단하는 내 마음 때문은 아닌지
생각해보면 어떨까...이 구두닦는 아저씨는 그렇게 조언한다.
생각하나가 지옥이 되기도 하고 생각을 지우면 다시 천국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오랫동안 구두를 닦다보면 구두모양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 경지가 된다고 한다.
걸음걸이며 성격까지 구두모양에 담겨있는데 우리가 처음 구두를 신으면 많이 불편하다.
하지만 자신의 발모양이나 걸음걸이에 구두가 익숙해지고 발이 편해지지만 끝까지 편해지지
않는 구두가 있다. 마음에도 그런 구두가 있다고 한다.
구두=사고.
내가 생각하는 틀에 세상을 맞추면 모든 것이 편해진다는 뜻이 아닐까.

거울에 얼룩이 묻어 있으면 나를 제대로 보기 어렵다.
안경에 얼룩이 묻어 있으면 세상을 제대로 보기 어렵다.
혹시 지금 내 마음이 어둡고 답답하다면 '마음의 안경'에 문제가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 마음의 안경에 먼지를 걷어내고 세상을 밝게 보는 것은 역시 사고의 차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오늘 마음의 안경을 깨끗이 하고 세상을 바라보자.
그럼 정말 안개가 걷히듯 세상이 밝게 보이지 않을까.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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