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용도 1 (반양장) - 발칸반도.그리스.터키, 봄꽃들이여, 무얼 기다리니 세상의 용도 1
니콜라 부비에 지음, 이재형 옮김 / 소동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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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을 쓴 니콜라 부비에라는 남자부터 살펴봐야겠다.
1929년 스위스의 제네바 인근에서 태어난 막내아들로 제네바 대학에서 문학과 법을 전공하고
중세사에도 관심이 많았던 젊은이였다. 24살에 화가친구인 티에리와 함께 이탈리아 차인 피아트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53년이라면 우리나라는 전후 피폐한 시간이었기에 여행을 꿈도 꾸지 못할
시절이었을테고 중립국에서 태어나 전쟁을 겪지 않은 니콜라였지만 경제적으로 아직 여유가 없던
시절이라 타국으로의 여행이 쉽지 않았을텐데 참 용기가 대단한 젊은이였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용도'는 그의 첫 책이자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인정받았고 이 책을 시작으로 니콜라는
여행작가로서의 삶이 시작된다.
1편은 발칸반도부터 시작된다. '세계의 화약고'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정치적으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의 여행은 어땠을까. 당시는 소비에트연방에 속한 지역으로 지금은 7개국으로 독립된
지역이다. 그는 '인민'이라는 단어로 당시의 정치상황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이 부자유스럽거나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 지금으로부터 65년전의 모습이라 더 들여다보게 된다.


 


친구인 티에리는 그림을 그려 팔고 니콜라는 기사원고를 쓰면서 비용을 마련한다.
당시의 사람들의 삶은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매우 순박하게 다가온다.
이웃 여인을 유혹하기 위해 허세를 떠는 남자들의 이야기며 가는 곳마다 춤으로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은 유쾌하다. 지금은 거의 보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집시들의 모습도
인상깊다.


 


자신의 집을 찾아준 손님을 위해 월급의 4분의 1을 쓸만큼 관대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세르비아인들의 관대함과 인정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역시 술을 좋아하는 것은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잠시 숨을 고르고 생각하니 이 책에 등장한 인물들은 지금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이
시간의 무상함을 느끼게 된다.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랄까.


 


과거 터키는 오스만제국의 당당함이 더했던가 보다.  지금은 정치적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니콜라가 만난 터키는 과거 영광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고 역시 유쾌한 민족성을
그대로 간직한 모습이었다.
니콜라가 지나는 곳의 풍경이 영화를 보듯 세세하게 펼쳐진 멋진 여행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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