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이다. 나는 물건이다'를 속으로 되뇌이며 지쳐가는 나카스기는
바쁜 현대생활에서 소모품처럼 살아가는 전형적인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얼른 결혼해서
손주를 보게 해달라는 할머니의 채근에도, 여자친구와의 연애도 심드렁하기만
하다.
사도로 향하는 여행에서 네 남자는 각자의 성격과 처한 입장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실 마음을 터놓고 얘기를 나눌만큼 친하지도 않은 네 남자의 동행은
어설프지만
서로가 기대는 모습에서 고독한 현대인, 특히 마음을 잘 나누지 못하는 성근 남자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손주와 함께 아타고 산에 오르라는 장인의 명령으로 아들인 야스와 함께
등산을
하게된 네 남자의 모습에서 가끔은 이기적이고 또 가끔은 서로가 기대는 모습들이 잘
그려진다.
이 책의 제목을 '존댓말'로 한 것은 말을 놓을 수 없을 정도로 거리감이 있는 네 남자의
사이를
표현한 것이다. 쭈뼛거리기도 하지만 각자 자신의 과거를 만나고 현재를 인식하는
과정이
의미있다. 특히 사이키가 새로운 사랑에 도전하는 장면은 우습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다.
하지만 어차피 인생은 홀로 살아갈 수 없는 법. 고독한 네 남자의 삶에 윤기를 더하는
여행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