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년의 질문, 베스트셀러 필사노트 (양장) - 필사로부터의 질문, 나를 알아가는 시간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백 년의 질문, 베스트셀러 필사노트 (Wise sayings of best sellers), 김태현 지음, 리텍콘텐츠

인문학자이자 지식 큐레이터 김태현님의 신작이 나왔다. 지식 큐레이터라는 용어는 이 분의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저자는 저자가 읽었던 수많은 책들 중에서 명문장을 골라 분류하고 책으로 펴 냈다. <백 년의 기억, 베스트셀러 속 명언 800>, <타인의 속마음, 심리학자들의 명언 700>,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파스칼 인생공부>를 감동깊게 읽었다. 책을 읽으면서 이걸 필사하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드디어 필사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그래서 <백년의 질문, 베스트 셀러 필사노트> 또한 기대가 많이 되었다. 책을 읽는 것과 필사는 또 다르다. 요즘처럼 손글씨를 쓸 일이 잘 없는 때에 직접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쓰는 것은 또다른 묘미가 있다. 책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택배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물건을 사 놓고 택배를 기다리는 것보다 책이 오기를 더 기다린 적이 있었던가 싶다.

금요일 퇴근해서 집에오니 책이 와 있다. 백 년의 질문, 베스트셀러 필사노트 (Wise sayings of best sellers).

책을 보자마자 읽으면서 쓰고 싶어 졌다.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책상에 앉았다. <백 년의 질문, 베스트셀러 필사노트>는 크게 14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조금 더 느리게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것 부터 시작한다. 한상욱 님의 <걱정이 많아서 걱정인 당신에게>, 루이스 L. 헤이 님의 <치유>, 야마구치 세이코 님의 <버리고 비웠더니 행복이 찾아왔다>를 필사하며 뭔가 마음이 안정이 되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 더 부르르 떨 것도 없고 화내기도 지쳤다.

안보고 살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용서는 상대방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나를 힘들게 했던

내 마음속의 미움을 내려놓는 일이란다.

결코 용서하기 싫지만

남은 내 삶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니까

나를 위해서 용서라는 걸 해야한다니!

아직은 그럴 마음의 여유가 없다만

언젠가는 내가 더 힘들어지지 않기 위해

용서해야겠지.



만년필로 썼더니 책 뒷장에 잉크자국이 남아 연필로 바꿔가며 필사를 했다. 마음을 내려놓고, 평안함을 찾는 훈련을 하며, 나의 민낯을 바라보고, 매 순간 보물을 찾아내며, 때론 쉬어가며 그렇게 살아가는 건데, 뭐그리 아등바등 거리며, 남을 미워하며, 남의 눈치를 보며 살고 있을까?

나는 책을 읽은 후 느낌을 서평으로 남기는데, 필사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읽었던 책도 나왔는데, 그 책에 이런 문장이 있었나 싶어 책장에서 읽었던 책을 꺼내 찾아보기도 했다. 여러 책을 주제별로 묶어 놓으니 이런 맛이 있구나 싶다.

한자 한자 써내려 가며 읽고 또 읽었다. 마음에 새기고 싶었다. 지친 마음을 보듬어 주는 책 속의 한 줄 글들이 이렇게 위로가 될 줄 몰랐다. 마음이 어지러울 때는 필사를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 자, 오늘은 뭘 먹어 볼까?
마츠시게 유타카 지음, 아베 미치코 그림, 황세정 옮김 / 시원북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고독한 미식가의 먹는 노트, 마츠시게 유타카 지음, 시원북스

이 책은 10년 넘게 <고독한 미식가>를 촬영하면서 수많은 맛집을 다녀 본 고로상 역의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음식에 대한 기억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배우님은 최근에 <고독한 미식가 더무비> 개봉을 앞두고 우리나라를 찾았고, 여러 TV 프로그램과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다.

고로상은 올백의 전형적인 회사원 아저씨 같은 모습이지만, 1963년 생 마츠시게 유타카 님은 백발을 자연스럽게 가르마를 타서 옆으로 넘기고, 무심한 듯 편안하게 입은 옷은 무척이나 세련되어 보여 60대 초반 꽃중년 느낌이 든다. 게다가 입담과 재치도 좋고, 유쾌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센스 넘치는 분이었다. 그런 모습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첫 번째 안주 시금치부터 빵 터졌다. 에세이 집을 내기로 한 매거진하우스 명함 뒷면에 잡지명 'POPEYE'가 적힌 걸 보고 애니메이션 <뽀빠이> 생각이 났고, 뽀빠이를 묘사한 부분은 꽤 재미있다. 살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시금치 통조림을 먹는 뽀빠이는 위기의 순간마다 맨손으로 시금치 통조림을 터뜨려 한 입에 털어 넣는다. 무시무시한 악력을 지녔는데, 굳이 시금치를 먹지 않아도 악당을 무찌를 수 있을 것 같다더니, 거대하게 발달한 아래팔 근육에 비해 가늘기 짝이 없는 윗팔에 눈에 거슬린다며 대체 어떤 헬스클럽을 다녔는지 모르겠다며 운동 기구를 잘못 선택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한다. 그러다 시금치를 과다 섭취하면 옥살산 성분이 신장 결석을 일으킬 수 있어 위험하니 소송채로 할까? 미국에도 소송채가 있나? 등등 이야기는 의식의 흐름처럼 꼬리에 꼬리를 문다. 역시 배우라 상상력이 풍부한 걸까?

그리고 다음 장에 시금치 요리가 일러스트로 그려져 있다. '버터에 살짝 볶은 시금치에 달걀 프라이를 올리고, 간장을 뿌린 다음, 반숙 노른자를 터뜨려 먹는다'며 먹는 방법까지 쓰여져 있다.




성시경과 찍은 유튜브 영상에서도 성식영이라 불릴만큼 맛잘알인 그이지만, 마츠시게 유타카가 어떻게 먹는지 기다렸다가 먹곤 한다. 식재료의 특징은 물론이고 어떻게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니 따라해 보고 싶어 지는 건 인지상정일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런 소개들로 가득하다.
'닭 껍질 폰즈'라는 소제목 아래에는 '내장이나 닭 껍질은 지방이 아니고 콜라겐이라 우기며 죄책감을 줄인다'라고 쓰여 있다. 사람은 깊이 감동하거나 극심한 공포에 휩싸일 때, 피부에 닭살이 돋는다며, 닭살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닭 껍질'이 먹고 싶다며, 닭 껍질 꼬치에 이어 '닭 껍질 폰즈'라는 요리가 등장한다. 그에게 사연이나 히스토리 없는 음식은 없나 보다.

고급 슈퍼마켓에 가는 사람들은 지방이 많은 닭 껍질을 안 먹을테니 거기에는 닭 껍질이 늘 넉넉히 남아 있지만, 저렴한 슈퍼마켓은 닭 껍질을 노리는 고객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고 가격도 비싼 편이니, 닭 껍질은 고급 슈퍼마켓에서 사라는 깨알팁까지 방출한다. 이 사람 뭐지? 이런 깨알팁은 백종원이나 낼 수 있는 거 아닌가?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허기진 배와 영혼을 달래던 단순히 혼밥을 즐기는 미식가 고로상이 아니었다! 재료를 어떻게 손질해서 어떻게 요리해야하는지부터 어떻게 먹는지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웬만한 요리사보다 더 낫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책을 읽는데 재료를 준비해서 음식을 만들고 먹는 장면이 머리 속에 영화처럼 그려진다. <고독한 미식가의 음식 노트>를 읽으면서 나는 음식을 먹으면서 음식에 대한 감사함은 물론 식재료에 대한 생각을 저자처럼 깊게 하지 못했던 것 같아 반성하는 마음이 들었다.

음식에 대한 일각연이 있어 나와는 다른 사람이다 싶었는데, 묘한 동질감을 느끼는 대목도 있었다. 작년 겨울에 이바라키현에 가서 그동네 특산물 오미야게로 메밀소바를 사 온 적이 있다. 유명하다니까 사 오긴 했다. 소스까지 사와서 조리법대로 해서 먹었는데, 일본 사람들처럼 감탄하며 먹질 못했다. 일본인들은 맛있다는 의미로 면을 후후룩 거리며 먹거나 메밀의 향이 코끝을 간지럽힌다며 오이시를 연발하는데, 나는 우리나라 봉평메밀국수와 약간 다른가 하는 정도의 감흥 뿐이었다.

그런데, 저자 역시 소바의 맛을 잘 모른단다. 면을 장국에 살짝만 담가야 한다든가, 향이 어떻고 식감이 어떻고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는 말에 괜히 미소가 지어지며 씩 웃었다. 메밀가루와 밀가루가 8:2로 섞은 면이든, 100% 메밀가루이든 메밀면이 아닌 소면이라 해도 눈치를 못챈단다. 천하의 고로상도 그렇구나!

이 책을 읽다보니, 일본에 또 가고 싶어 졌다. 마츠시게 유타카가 추천하는 음식들을 하나하나 맛보는 식도락여행을 하고 싶어진다. <고독한 미식가>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의 미식가 노트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에세이 #일본맛집 #일본여행 #일본드라마 #일본음식 #고독한미식가 #혼밥 #고로상 #고독한미식가의먹는노트 #마츠시게유타카 #시원북스 #고독한미식가더무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1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의지박약사 박일섭 지음, 작가의집

박일섭약사님의 유튜브 닉네임은 '의지박약사'이다. 유튜브 채널명을 보고, 서울대 약학대학을 차석으로 졸업한 그야말로 수재인 분이 본인을 '의지박약'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하는 걸로 생각했다. 띄어쓰기가 없다보니 기억에 남도록 재미있게 쓰려고 만든 닉네임 정도로만 생각했다. 한참 후에 박일섭약사님의 페이스북에 쓰시는 글을 구독하듯 읽으면서,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을 속에서 자랐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얼마나 자신을 다독거리며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기 전에 자서전을 쓰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언제 나올까 기다렸다.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는 '의지박약사'가 아니라 '의지! 박약사'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통 자서전은 인생의 황혼기인 60~70대에 쓰는데, 이제 고작 40대 초반인데 자서전을 썼다니 '대체 왜, 무슨 사연이 있길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자신의 어린시절과 현재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성찰하듯 써 내려 간 책을 읽으며, 숨기고 살 수도 있는데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에 대해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승리, 아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인생역전한 이야기이고, 여전히 진행 중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고 있는 승리하는 삶의 이야기이다.


저자의 아버지 연세는 모르지만, 사고는 일제강점기 때, 보릿고개로 피죽도 못먹을 때를 살았던 부모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은 맞아야 잘 된다는 논리이셨는지 심심하면 매를 드셨고, 심지어 영어대회에서 쓸데없이 상 받아왔다며 매를 드셨다. 물론 아버지도 상처가 깊었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외도하면서, 사춘기 때 자신과 가족을 버렸고, 그것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듯 살고 계셨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어떻게 해서든지 이 곳을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군대가 아버지가 찾아올 수 없는 안전지대라 생각했을까? 입대하고 얼마안되어서 가족을 부양해야하니 제대할 수 있었지만, 먹여주고, 재워주고, 운동도 시켜준다는 초긍정적인 마인드로 슬기로운 군대 생활을 하고 만기전역한다.


저자의 할머니가 참 귀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도를 넘어 딴 살림을 차린 남편이 병에 걸려 둘째부인과 식구들까지 데리고 왔을 때에도 방앗간 일을 하며 다 먹여 살리셨고, 비록 물질적으로 차고 넘치지는 않았지만 은근한 사랑으로 손자를 품어주셨다. 손자에게 돈을 벌라고 강요하거나 가난을 핑계로 꿈을 포기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할머니가 해 주실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해 주셨을 것이다. 매일 새벽 제단을 쌓으면서 손자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셨을 것이다.


나는 평범하고 신앙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사랑 받으며 자랐다. 시골에서는 나름 잘 사는 집 막내딸이었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니면서 부자들과 우리의 살은 그야말로 클라스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이 좀 더 부자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앙의 유산만으로도 감사하며 살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 힘든 일도 있지만, 하나님은 늘 제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시지 않는가?


이 책은 어려움 모르고 자라고 있는 요즘 아이들이 꼭 읽어 봤으면 한다. 아울러,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도 희망의 메세지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어서 나올 2부 이야기도 궁금하다. 성품좋은 아내를 만나 두 아들과 알콩달콩 지내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음의 병에 걸린 사람과 그 가족이 맨 처음 읽는 책 -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정신건강 안내서
히로오카 기요노부 지음, 이송희 옮김 / 리스컴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과 그 가족이 맨 처음 읽는 책, 히로오카 기요노부 지음, 리스컴


마음의 병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현대인은 스트레스로 인해 마음의 병이 흔한 질병이 되었다. 정신과 전문의인 히로오카 기유노부는 수많은 환자를 상담하고 치료하고 있지만 의사인 자신도 마음의 병에 걸릴 수 있고, 누구나 마음의 병의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 아닌, 사회나 인류적인 시스템과 환경적인 요인과도 결부되어 있다고 한다. 마음의 병을 잘 딛고 일어서면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마음의 병으로 인해 꿈과 희망을 잠시 잃기도 하지만, 마음의 병을 계기로 타인에 대한 배려와 따뜻함에 눈뜨는 사람도 있고, 새로운 목표를 찾는 사람도 있기 때문이다.


불안감이 너무 커지면 좋지 않지만 전혀 없으면 곤란하다는 부분에 공감이 되었다. 불안감은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형성된 생물계부터 존재했다. 위험한 곳, 무서운 것을 인식하는 불안감이 필수였던 것이었고, 경험을 통해 축적된 불안감으로 인해 위기관리능력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동료와 협력하고 다른 생물과 공생하기 위해서는 평정심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살게 하셨을 때에는 평정심만 있었을 것이다. 뱀의 유혹에 선악과를 먹고 나서부터 하나님을 피해 숨어 있으면서 두려워하는 마음, 불안함이 생겼지 않은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불안감을 넘어 마음의 병이 생겼는지 알게 되었다. 불안의 탑이 계속 쌓이면 불안감이 점점 커지게 되는데, 어느 한계를 넘어서면 마음의 병 씨앗(우울증, 조증, 공황장애, 강박장애, 조현병, 다중인격장애 등)이 자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불안감이 평상심과 균형을 이루면 괜찮지만, 한계치에 다다르게 되면 마음의 병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마음의 병이 나타났다는 것은 뇌가 약해지고 자기 중심에 불안감이 있는 상태이다.


저자는 불안의 탑을 쌓게 만드는 4가지 요소를 일, 공부, 회사에서의 인간관계, 가족과의 관계, 신경쓰이는 체질적인 문제, 자신의 몸에서 걱정이 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는 해당하는 요인이 너무 많은데? 사회인으로서 회사나 상사의 부당한 요구에도 열심히 적응하려고 하다가 발병의 한계치를 넘어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저자는 이것을 '인격자의 병'이라고 설명했다. 성실하게 대응하려고 하다가 나타난 결과가 우울증이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나에게만 빌런이었던 이상한 사람들도 괜찮다며 참고 견디려 했었다. 소중한 아빠가 갑자기 소천하셔도 홀로 남은 엄마를 위로하며 나의 아픔은 뒷전이었다. 그저 내 일을 묵묵히 하면 그만 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더 이상 인내하기 힘들었던 것 같다.


인간이 가진 상상력이 불안감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인간은 상상력을 갖게 되면서 미래의 일을 생각하고 의식하면서 생존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략이 생길 수 있게 된다. 상상력이 긍정적이면 애정이 깊어지고 연대감이 강해지고 신뢰감도 증가될 수 있지만, 부정적인 상상력은 상대방에 대한 사소한 분노가 증오, 원한으로 바뀔 수 있다. 공동체를 잘 유지하려면 긍정적인 상상력이 윤리와 도덕으로 작용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한계치에 영향을 미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뇌의 상태인데, 뇌가 피곤해져 신경회로에 기질적인 이상이 생기거나 기능 실조가 생기면 정동중추가 이상반응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불안감이 커진다고 한다. 번아웃이 왔던 나의 뇌는 한계치에 다다랐고, 엄마가 있었기에 큰언니의 비아냥거리며 괴롭히는 말들, 협박을 견디어 왔지만 부모님의 소천하시자 더이상 나를 지켜주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자다가도 불안감이 엄습해오면 '나 이제 어떻게하지?' 하는 생각외에는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숨을 쉬기조차 어렵고, 심장이 너무 뛰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고 무서웠다. 단순히 쉬는 걸로는 회복되거나 해결되지 않아 답답했다. 그런데 이런 경우에 약물치료를 하면 뇌신경을 정상화시키고 약해진 뇌기능이 회복시켜 정동중추의 이상반응을 없앨 수 있다고 한다. 정말 다행이다.


약물치료 효과가 높은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은 약물 치료 효과가 높다고 한다. 약물치료의 목적은 뇌 상태를 조절해서 발병을 한계치를 높이고, 불안감의 비대화를 억제하고, 자신의 중심에 평상심이 자리잡도록 만드는 것이다. 며칠 전, 좀 좋아진 것 같아 이틀 정도 약을 안 먹었더니 바로 불안감에 잠을 못잔 적이 있다. 약을 먹으면 불안한 감정이 다스려져 마음이 안정이 되어 보통의 생활을 할 수 있지만, 약을 끊으면 정서 불안정이 되어 이상행동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약물치료에는 반드시 정신치료가 병행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평상심이 강해지면 이처럼 금단반응으로 고통받는 일이 없어지게 된다. 기분이 좀 우울하다거나 좋지 않은 감정이 남아 있는 정도의 수준이면 자기 불안이나 증상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마음챙김 요법(mindfulness), 모리타요법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마음의 병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받아들이면 할 수록 더욱더 증상에 사로잡혀 불안감이 더 커지게 된다고 한다. 나의 경우처럼 마음의 병의 원인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매일 마주해야 한다면 받아들이기가 더 힘들다. 저자는 부서를 바꾸든지, 아예 회사를 옳기는 편이 좋다고 말한다.


불안감이 너무 심했던 작년 가을, 언니와 같이 일 주일을 보냈다. 코골이가 심해서 절대 언니랑 같은 침대에서 안 자는데, 오히려 언니의 코고는 소리가 안심이 되어 잘 수 있었다. 절대적으로 안전하고 안심되는 환경이라면 불안한 감정이 올라와도 억제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평상심이 약해져서 자신에게 가치가 없다고 믿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기 자신을 따뜻하게 대해주고, 자기 자신을 배려하는 자기연민(self-compassion)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자기 중심에 평상심이 있을 때 정신 치료법이 효과가 있지만, 불안감이 있을 때에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작아져 있긴 해도 자기 중심에 평상심이 있으면 의사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고, 환자 스스로도 고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게 된다고 한다.


우울증은 누구나 다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이 책에서는 우울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감기처럼 쉽게 낫는 병은 아니다. 의사는 적응장애, 우울증을 진단하면서 3개월 정도 약물치료를 하면서 지켜보자고 했다. 4개월이 지났고, 예전보다는 좋아졌지만 완전히 치료되지는 않았다. 예전이 10이라면 지금은 5정도 되는 것 같다. 환자들 중에는 수십 년째 치료를 받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나는 초등학생 복용량의 절반의 용량을 먹고 있다. 의사는 의학적인 dosage보다 적은 양이지만 나한테는 효과가 있으니, 권장 복용량으로 늘리지 않고 현재 용량으로 약물치료를 더 해보자고 했다. 내 불안한 눈빛을 읽으셨는지, 괜찮다며 안심시켜 주셨다. 그 말을 들으니, 불안하고 위축되어 있던 내 마음이 편해졌다. 정신과 의사의 역할은 꾸준히 지지해 주시는 것이라는 저자의 말에 정말 공감한다.


평상심이 줄어들어 약해져 있는 상태에서 불안감을 줄있 수는 있지만, 자기 중심에 평상심을 늘려가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한다. 이 상태에서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생각할 수 없다고 한다. 또다시 부정적인 기억이 조금씩 쌓이면 불안의 탑을 높이고 마음의 병 씨앗을 만들게 된다고 한다. 하지만, 긍정적인 기억이 조금씩 쌓이면, 평상심은 더욱 크고 강해진다고 한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불안의 대상이나 불안을 일으키는 상황에서 공간적으로 벗어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긍정적인 경험치료는 초진 때부터 시작된다고 하는데, 환자가 의사와 만나는 것부터 긍정적인 경험이 되고, 평상심을 강화시켜주는 출발점이 된다고 한다. 처음 정신의학과 병원을 갔을 때, 조용하게 흐르는 음악과 조근조근 조용하게 말하는 직원들의 말투와 내 얘기를 경청하고 내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던 의사도 만족스러웠다. 병원 문을 나서며 이 병원 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첫 단추를 참 잘 꿰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많이 편안해졌다. 나를 더 사랑하고 챙겨야겠다 다짐해 본다. 오늘 읽은 논문에서 근력운동이 불면증과 수면의 질을 높인다고 했다. 주말부터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 이제 잠도 잘 자면서 마음과 뇌의 피로도 풀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 오십, 운동에서 깨달은 삶의 지혜
김희재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나이들수록 매달려야 하는 것들


이 책의 저자인 김희재 님을 한마디로 요약하라고 하면, 인간승리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민간 나라에서 영어도 잘 못하는 키 작고 볼품없는 동양인이었지만, 운동을 좋아하여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1년만에 ESL (English as Second Language)을 탈출하고 네이티브 스피커처럼 말하게 되고, 사춘기시절에는 프랑스학교에서 제일 예쁜 여자애와 사귈만큼 인싸가 된다. 심지어 척추측만증이 있는데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을 꾸준히 하며 근육질 몸짱이 되었다.


10대에서 20대까지 소위 어린시절에는 부모에게 받은 것이 그 사람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일반적지만, 40대가 되면 자기애를 가지고 스스로를 얼마나 혹독하게 키워냈는가에 따라 그 사람이 보여진다는 말에 동의한다. 타고난 키나 외모, 물질적인 부유함은 한계가 있다. 물론 타고난 것부터 좋은 상태에서 더 열심히 노력해서 더 좋게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금수저를 물로 태어난 경우가 아니라면, 20~30대를 거치는 동안 내가 얼마나 치열하게 살았느냐에 따라 40대부터는 비소로 진짜 나의 진면목을 나타낼 수 있게 된다. 이때부터는 과거에 내가 누구였는지는 의미가 없어진다. 저자는 콤플렉스가 고개를 든다는 것은 내가 잘못 살고 있다는 신호라고 이야기한다. 맞는 말이다. 50대로 접어들면서 더 분명하게 느끼고 공감한다.


나는 최근 3년동안 열심히 PT를 받았다. 기능운동을 위주로 수업을 받았는데, 계속 리셋(reset)되는 느낌때문에 좌절하고 있었다. PT 선생님이 이직을 하게 되면서 한 말이 충격적이었다. 늘 칭찬을 하며 어떻게든 끌고 가려고 했었는데, 수술하면서 생긴 구조적인 이상(?) 때문에 안되는 동작이 있다는 것이었다. 결론은 그래도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하라고 했다.


저자 역시 운동을 할 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척추측만증을 탓하기도 했다고 한다. 척추가 불편하기 가만히 앉아 있는 것도 힘들고, 의자에 앉을 때마아 자세를 조정하고, 몇 시간마다 일어나 뭉친 등을 풀어야 했기에 불평과 불만이 하루의 나머지 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병원에서 완벽하지 않은 내 몸에 대한 똑 같은 설명을 들을 때마다 싫었다고 한다. 척추측만증은 분명 저자에게 장애물이었지만, 저자는 매일매일 그 장애물을 넘기위해 더 많은 인내와 노력을 했고, 조금씩 적응해 나갔다고 한다. 완전하게 정복하지는 못했지만 장애물을 내 인생의 일부로 인정하며 척추를 지지하는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 세상에 완벽하고 완전한 인간은 없다! 완전한 건 하나님 뿐이지! 그렇게 또 위로가 되었다.


"Keep calm and carry on"

자존감이 낮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한다고 한다. 겉으로는 남들과 잘 어울리는 것 같지만, 내면은 공허하다고 한다. 나의 가치를 알고, 나의 길을 찾아가다보면 타인의 평가가 아닌 자신의 기준으로 살아가게 된다. 남들이 뭐라하든, 남들 시선 의식하지 말고 "keep going" 해 보련다. 앞으로 최소 30~40년을 살아야할텐데 완전하지 못한 나를 탓하며 시간을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저자는 인생에서 나쁜 습관, 부정적인 감정, 불필요한 관계는 우리의 행복과 성장을 방해한다고 했다. 정말 맞는 말이다. 내가 처한 환경에서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도려내야 새로운 것들을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은 짧다. 어릴때만 해도 그 말이 실감나지 않았는데, 오십대에 들어서니 인생이 짧다는게 점점 실감이 된다. 살면서 수많은 선택을 하고, 내가 잘 선택한 것일까 되내이고, 때로는 후회하기도 했다. 저자의 말처럼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선택을 통해 내가 얼마나 성장했고, 그 경험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었냐는 것이다. 선택의 댓가가 나의 영혼을 갉아 먹고, 내 건강을 헤치는 것이라면 더이상 그런 선택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었다. 이제는 삶의 균형을 생각해야하고,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잘 살아낼 것인지 고민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처럼, 건강한 삶에 투자하며 어제보다 조금씩 성장하기를 바래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