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박일섭 지음 / 작가의집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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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 의지박약사 박일섭 지음, 작가의집

박일섭약사님의 유튜브 닉네임은 '의지박약사'이다. 유튜브 채널명을 보고, 서울대 약학대학을 차석으로 졸업한 그야말로 수재인 분이 본인을 '의지박약'이라고 겸손하게 표현하는 걸로 생각했다. 띄어쓰기가 없다보니 기억에 남도록 재미있게 쓰려고 만든 닉네임 정도로만 생각했다. 한참 후에 박일섭약사님의 페이스북에 쓰시는 글을 구독하듯 읽으면서,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을 속에서 자랐다는 걸 알게 되었고, 얼마나 자신을 다독거리며 치열하게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책이 출간되기 전에 자서전을 쓰고 있다는 말을 들었고, 언제 나올까 기다렸다.


<죽고 싶지만 서울대는 가고 싶어>는 '의지박약사'가 아니라 '의지! 박약사'의 자서전적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보통 자서전은 인생의 황혼기인 60~70대에 쓰는데, 이제 고작 40대 초반인데 자서전을 썼다니 '대체 왜, 무슨 사연이 있길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자신의 어린시절과 현재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성찰하듯 써 내려 간 책을 읽으며, 숨기고 살 수도 있는데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에 대해 대단한 용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 승리, 아니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따라 인생역전한 이야기이고, 여전히 진행 중이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하고 있는 승리하는 삶의 이야기이다.


저자의 아버지 연세는 모르지만, 사고는 일제강점기 때, 보릿고개로 피죽도 못먹을 때를 살았던 부모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애들은 맞아야 잘 된다는 논리이셨는지 심심하면 매를 드셨고, 심지어 영어대회에서 쓸데없이 상 받아왔다며 매를 드셨다. 물론 아버지도 상처가 깊었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했던 자신의 아버지가 외도하면서, 사춘기 때 자신과 가족을 버렸고, 그것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듯 살고 계셨다. 저자는 그런 아버지를 보면서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어떻게 해서든지 이 곳을 벗어나야지 하는 생각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죽하면 군대가 아버지가 찾아올 수 없는 안전지대라 생각했을까? 입대하고 얼마안되어서 가족을 부양해야하니 제대할 수 있었지만, 먹여주고, 재워주고, 운동도 시켜준다는 초긍정적인 마인드로 슬기로운 군대 생활을 하고 만기전역한다.


저자의 할머니가 참 귀하신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도를 넘어 딴 살림을 차린 남편이 병에 걸려 둘째부인과 식구들까지 데리고 왔을 때에도 방앗간 일을 하며 다 먹여 살리셨고, 비록 물질적으로 차고 넘치지는 않았지만 은근한 사랑으로 손자를 품어주셨다. 손자에게 돈을 벌라고 강요하거나 가난을 핑계로 꿈을 포기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할머니가 해 주실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해 주셨을 것이다. 매일 새벽 제단을 쌓으면서 손자를 위해 조용히 기도하셨을 것이다.


나는 평범하고 신앙이 좋은 부모님 밑에서 사랑 받으며 자랐다. 시골에서는 나름 잘 사는 집 막내딸이었고,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했다. 대학을 가고, 직장을 다니면서 부자들과 우리의 살은 그야말로 클라스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부모님이 좀 더 부자였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부모님이 물려주신 신앙의 유산만으로도 감사하며 살고 있다. 물론 중간중간 힘든 일도 있지만, 하나님은 늘 제일 좋은 곳으로 인도하시지 않는가?


이 책은 어려움 모르고 자라고 있는 요즘 아이들이 꼭 읽어 봤으면 한다. 아울러, 어려운 환경에 있는 분들에게도 희망의 메세지가 되리라 생각한다. 이어서 나올 2부 이야기도 궁금하다. 성품좋은 아내를 만나 두 아들과 알콩달콩 지내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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